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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금융 다른 길 택한 산은…기술대출 줄고 투자 확대

  • 2026.05.29(금) 13:00

1분기 투자기업 40곳, 잔액도 982억 줄어
4대 시중은행 대출 3.2조 증가와 대조
"대출중심 지원 한계…직·간접 투자 전환"

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상 기술신용대출(기술금융) 규모가 국책은행 중 유일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로 은행권이 기술신용대출을 큰 폭으로 늘리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산은 측은 기존 대출 중심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정책금융 지원을 직·간접 투자 방식으로 전환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산업은행 기술신용대출 잔액 추이/그래픽=비즈워치

4대은행 3.2조 증가, 산은 1000억 감소

29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은행권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326조303억원(누적)으로 작년 말과 비교해 7조3005억원 늘었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 말(303조3735억원)과 비교하면 22조6568억원 늘어난 규모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기술신용대출 규모도 일제히 늘었다. 4대 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에만 3조2000억원 가량 잔액이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대출 잔액이 44조6517억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많았다. 전 분기 대비 1조7742억원, 1년 전과 비교하면 3조원 넘게 늘었다. 

이어 하나은행(35조2553억원), 우리은행(32조3378억원), 국민은행(31조1324억원) 순으로 잔액이 많았다. 국민은행은 4대 은행 가운데 대출 잔액 규모는 가장 적지만 1년 전과 비교해 대출 잔액이 3조1245억원 늘면서 가장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기술신용대출은 담보나 신용등급 대신 기업의 기술력과 사업화 가능성을 평가해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이다. 

주요 시중은행 기술신용대출 잔액 추이/그래픽=비즈워치

반면 산업은행의 기술신용대출 규모는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2014년 통계 집계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가 2022년 2월 5조4087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규모가 줄기 시작했다. 

산은의 대출 잔액은 2022년 말 4조6854억원에서 2023년 3조5423억원, 2024년 2조6576억원, 지난해 말 1조9101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3월 말 기준 잔액은 1조812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에만 1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이 기간 대출 건수는 작년 말 898건에서 올해 3월 858건으로 40건 줄었다. 작년 3월 1164건과 비교하면 306건 감소했다. 

이 때문에 기술 성장기업들이 안정적인 지원을 받기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로 시중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대출 규모를 늘리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우량기업 위주로 대출이 집중되면서 정작 혁신기업은 소외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산업은행 측은 대출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지원을 줄인다기보다 지원방식을 전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은 관계자는 "기관별 역할분담과 지원 방식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산업은행은 대출뿐 아니라 기술력은 갖춘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직·간접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 지원 한계…직간접 투자로 전환산업은행의 기술금융 실적 추이를 보면 기술신용대출은 줄어드는 반면 직·간접투자 잔액은 늘어나는 추세다. 직·간접투자 잔액은 2022년 말 9조3000억원 규모에서 2023년 10조5000억원, 2024년 11조5000억원, 2025년엔 13조원으로 늘었다. 기술신용대출 감소분을 투자 확대가 메우면서 지난해 전체 기술금융 규모는 전년 말 대비 약 8000억원 증가했다.

산업은행 기술금융 실적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앞서 박상진 산은 회장도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기술기업을 기존 (담보 중심) 방식으로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대출 중심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투자 활성화를 통해 산업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책금융 역할을 대출 중심에서 투자 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메가프로젝트 지원을 비롯해 자체투자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박 회장은 "향후 신규 벤처기업에 대한 후속 투자를 위한 성장 단계별 지원을 진행하고, 중소·벤처기업을 유니콘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스케일업 펀드', 모험자본 선순환을 위한 '회수시장활성화펀드' 등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은행권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로 시중은행 간 우량 중소기업 대출 경쟁이 치열해진 상태"라며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산은과의 경쟁은 체급이 다른 만큼 역할 전환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투자 중심 정책금융 확대로 투자 대상 산업 쏠림이나 스케일업 단계 기업의 대출 공백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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