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보일러·온수기 업체 경동나비엔(NAVIEN)이 3세 경영 체제를 목전(目前)에 뒀다. 자타공인 후계자가 경영 입문 17년만에 부회장 타이들을 달며 경영 최일선에 등장했다.

사장 승진 1년 만에 부회장…속도전
27일 ㈜경동나비엔에 따르면 손흥락(44) 사장이 최근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경동나비엔이 뿌리를 두고 있는 경동(慶東)그룹의 고(故) 손도익 (1921~2001) 창업주의 손자다. 창업주의 차남 손연호(74) 현 회장의 1남1녀 중 장남이다.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27살 때인 2008년 경동나비엔에 입사해 경영수업에 들어갔다. 2017년 3월에는 전략사업팀장(이사)으로 임원을 단 뒤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36살 때다. 특히 2023년 2월 부사장 승진을 계기로 속전속결로 경영 승계 단계를 밟아왔다. 작년 3월 사장에 이어 1년 만에 다시 부회장에 오른 것.
손 부회장은 26일에는 경동나비엔 각자대표로도 선임됐다. 이에 따라 경동나비엔은 손 회장과 김종욱 부사장 2인 대표 체제에서 오너 부자(父子)와 장희철 부사장 3인 체제로 재편됐다.
손 회장은 경영 전반을 총괄한다. 손 부회장은 경동나비엔의 영업·마케팅과 새롭게 출범한 나비엔 매직과 생활환경사업본부를 진두지휘하게 된다. 보일러와 온수기를 넘어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기업으로 외연을 확대하려는 미래 전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문경영인인 장 대표는 생산과 품질 분야를 맡는다.

부친 이어 지주격 경동원 24% 2대주주
손 회장은 후계자인 손 부회장의 지배기반 조성에도 부쩍 공을 들여왔고, 이미 상당히 진척된 상태다. 지주사격이자 건축·산업용 자재 및 홈네트워크 업체인 경동원을 통해서다.
경동나비엔 계열은 경동원(소유지분 56.72%)을 정점으로 사업 중추사 ㈜경동나비엔(각각 100%)→경동에버런(가스보일러용 열교환기·버너), 경동폴리움(보일러·온수기·온수매트 부품), 경동TS(A/S) 및 미국 등 해외법인 이어지는 수직 지배체제다.
손 회장은 경동원의 1대주주로서 27.4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다음으로 손 부회장이 24.0% 단일 2대주주에 위치함으로써 향후 경영권 승계 기반을 갖춰놓고 있는 상태다.
비록 후계구도에서는 비켜나 있지만, 현재 경영나비엔에는 손 회장의 장녀 또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손유진(47) 부사장이다. 이화여대 국문학과와 대학원 사회학 석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박사 출신이다. 2014년 경동나비엔에 입사한 뒤 작년초 부사장에 올라 현재 경영기획본부장으로 활동 중이다. 경동원 지분은 9.37%를 가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