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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素材전쟁]①뿌리를 키워라

  • 2013.11.14(목) 10:02

지난해 소재 대일무역적자 119억달러
소재, 가격보다 기술경쟁력 제고 필요

신소재(新素材)를 둘러싼 기업들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작은 스마트폰 하나에 수많은 부품들이 사용되고, 그 부품들을 만들기 위해선 또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은 소재들이 이용된다. 새로운 소재의 개발은 곧 제품의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것이 현실이다. 신소재 시장 현황과 우리 기업들의 개발 움직임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 
 
글 싣는 순서
①뿌리를 키워라
②기업들이 달린다
③신시장을 창조하라

 

119억달러. 한화로는 약 12조원이 넘는 큰 금액이다. 이 숫자는 다름아닌 지난해 소재분야의 대일 무역적자 규모다.

 

일본의 제조업이 과거에 비해 쇠퇴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소재분야의 경쟁력은 여전히 독보적이다. 내로라하는 국내기업들도 주요 소재들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2000년 47억달러에 그쳤던 소재분야 대일 무역적자는 10여년만에 3배가량 늘어났다. 산업의 뿌리로 일컬어지는 소재분야의 경쟁력을 높이지 않는 한 국내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 뒤처지는 소재 경쟁력

 

국내 부품과 소재산업은 과거에 비해 외형적으로는 큰 성장을 했다. 부품과 소재의 총 생산액은 2000년 219조원에서 2010년 598조원으로 두배이상 늘었다.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38.7%에서 44.8%로 높아졌다.

 

하지만 이처럼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소재산업은 부품에 비해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 낮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부품산업의 생산액 대비 부가가치액 비중은 2010년 55.5% 수준인데 반해 소재산업은 36.4%에 그쳤다.

 

제조업의 총부가가치중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37.0%에서 2010년 44.7%로 증가한 반면, 소재의 부가가치 비중은 2000년 20.5%에서 2010년년 20.7%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 소재분야 대일적자 규모(자료:현대경제연구원)

 

물론 전체 외형은 커졌다. 한국의 소재수출은 2000년 287억달러로 세계 8위 수준이었지만 2011년에는 981억달러로 6위까지 올라섰다.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3.9%에서 4.2%로 높아졌다.

 

하지만 한국의 소재산업은 기술보다 가격경쟁력을 중심으로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1년 한국의 기술 비교우위 소재 수출은 206억달러로 총소재 수출액중 22.1%를 차지한 반면 생산비 비교우위 수출은 574억 달러로 61.7%를 차지했다. 기술우위 수출비중이 44.6%에 달하는 독일, 39.0%인 일본과 대조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일본과 비교해선 기술경쟁력이 취약하고, 가격경쟁력에서는 중국이 잠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 한국, 독일, 일본의 소재 유형별 수출비중(자료:현대경제연구원)

 

◇ 변화해야 산다

 

때문에 전체 산업에서 가격경쟁력에 우위를 가지고 있는 품목의 점유율을 유지하는 한편 고기술·고부가 품목에 대한 적극적인 육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기술경쟁력에 기반한 품목들의 비교우위 확대전략이 요구된다"며 "이미 선진국들에 장악된 품목보다 나노소재나 융합소재와 같이 신시장 개척이 용이한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입장에서 대규모 시간과 자원이 투입되는 소재 개발에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의 장기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확대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소재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국산화 노력을 하는 한편 수입 다변화를 통해 수급 차질 등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소재의 혁신이 반드시 성공으로 연결될 것으로 생각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혁신을 이끌 수 있었던 요인중 하나는 초창기부터 디자인을 생각할때 소재를 같이 고려해왔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재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제품 컨셉 단계부터 반영을 해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며 "특히 IT제품의 경우 소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지식과 통찰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재(素材)
제품을 만드는 데 바탕이 되는 재료를 의미한다. 반도체의 경우 실리콘을 재료로 각종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반도체는 휴대폰 등 각종 전자제품의 부품으로 사용된다. 최근 삼성은 실리콘을 대체하기 위해 탄소물질인 그래핀을 이용한 반도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1대에 약 2만여개의 부품과 소재가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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