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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家 장남 박문효 회장도 물러난다

  • 2014.03.25(화) 10:06

그룹내 유일 하이트진로산업 등기임원직 사임
동생 박문덕 회장과 경영일선 동반 퇴진 성격

하이트진로그룹의 오너 박문덕(64) 회장과 형 박문효(67) 하이트진로산업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동반 퇴진한다. 그룹 계열사중 유일하게 하이트진로산업의 등기이사직을 갖고 있던 박문효 회장도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25일 금융감독원 및 업계에 따르면 박문효 하이트진로산업 회장은 최근 박문덕 회장과 함께 하이트진로산업 사내이사에서 사임했다. 후임에는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과 손봉수 하이트진로 사장이 선임됐다. 이로써 1990년대말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박 회장은 그나마 유지하고 있던 하이트진로산업 사내이사직도 내놓았다.
 
박문효 회장은 한때 하이트진로그룹의 유력 후계자였다. 고(故) 박경복(1922~2007) 전 하이트진로그룹 명예회장의 2남1녀 중 장남인 그는 지금의 하이트진로그룹이 뿌리를 두고 있는 조선맥주(현 하이트진로)에 입사해 이사·전무·부사장을 거쳐 40세 때인 1987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고, 1989년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단 몇 년 만에 급격하게 상황이 바뀐다. 3살 아래 동생 박문덕 회장이 1991년 부사장에서 조선맥주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고, 부친의 지분을 증여받아 최대주주로 올라서자 박문효 회장은 사실상 후계구도에서 멀어졌다.

동생에게 그룹 대권이 넘어가자 남아있던 2% 가량의 하이트진로(당시 하이트맥주) 지분도 모두 팔아버리고, 그룹 계열사 중 유일하게 하이트진로산업의 등기임원직만 유지한채 회장으로 활동해왔다.


이 회사는 총자산(2012년 1420억원)이 그룹 주력사 하이트진로의 24분의 1에 불과한 계열사로 맥주 ‘하이트’, 소주 ‘참이슬’ 등 하이트진로가 만드는 각종 주류의 유리병이나 컵, 잔, 상표라벨, 포장상자 등을 공급하는 것이 주된 일이다.

또한 박문효 회장이‘하이트진로산업의 회장’ 직함을 갖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실권은 거의 없다시피했다. 대표이사는 따로 있고, 이 회사 주식을 단 한 주도 소유하고 있지 않다. 생맥주 냉각기 업체 서영이앤티(E&T) 5%를 제외하고는 그룹내 다른 계열사 지분도 전혀 없다.

박문효 회장의 사임은 오너 일가의 동반 퇴진 성격이다. 박문덕 회장도 지난 21일 지주회사 하이트진로홀딩스와 주력사 하이트진로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블루헤런, 하이트진로산업 등 모든 계열사의 사내이사진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뺐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박문덕 회장은 신사업 구상에 주력할 것이란 전언이다. 이에 맞춰 하이트진로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가 한층 강화되면서 서서히 3세 경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4월 경영관리실장(상무)으로 회사에 발을 들인 뒤 그해 12월 경영전략본부장(전무)을 맡아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박 회장의 장남 태영(36)씨에게 힘이 실릴 것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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