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도 지난 2분기 환율 하락의 후폭풍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국내외 판매가 늘었지만 이익은 급감했다. 현대차에 비해 해외 생산 비중이 작은데다 환율 하락까지 겹치며 기아차의 2분기 실적은 '어닝 쇼크'를 맞았다.
기아차는 25일 지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8.1% 감소한 12조54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1.7% 줄어든 7697억원을 나타냈다. 당기순익도 13.3% 감소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기아차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6% 감소한 12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29% 줄어든 8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기아차의 실제 2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에도 한참 못미쳤다.
기아차의 이같은 실적 하락은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기아차의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5% 가량이다. 현대차와 비슷한 규모다. 따라서 환율 하락은 기아차와 같은 수출 기업에게는 큰 타격이다.
반면 환율 변동성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해외 생산·판매 비중은 40%대에 불과하다. 현대차는 60%를 웃돈다. 따라서 같은 환율 하락이라는 요인에도 기아차의 이익 감소폭은 현대차에 비해 훨씬 크다.
지난 상반기 달러-원 환율은 전년대비 58원 하락했다. 이 때문에 현대차도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3.3%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해외 생산 비중이 적은 기아차의 경우 그 후폭풍은 더 컸다.
2분기 실적 하락은 상반기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아차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0.9% 줄어든 23조9803억원, 영업이익은 17.8% 감소한 1조5054억원을 기록했다.
◇ 판매는 늘었지만..해외 비중 높여야
하지만 판매는 늘었다. 2분기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대수는 전년대비 4.3% 증가한 77만5253대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전년대비 7.0% 늘어난 154만7123대를 나타냈다. 판매는 늘었지만 환율 하락으로 손실 폭은 더 커진 셈이다.
특히 2분기 기아차의 판매 실적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내수다. 2분기 기아차의 내수 판매는 전년대비 6.0% 줄어든 11만625대에 그쳤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3.4% 감소한 21만8594대다.
반면 수출과 해외 생산·판매는 전년대비 증가했다. 결국 기아차의 경우 내수 판매 부진이 전체 판매 증가의 걸림돌이 됐다. 기아차의 내수 판매 부진의 원인은 모델 노후화에 있다. 주력인 K시리즈도 이미 노후 모델로 분류된다.
따라서 기아차는 최근 선보인 신형 카니발과 오는 8월 출시 예정인 3세대 쏘렌토, 내년 츨시 예정인 신형 K5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3분기와 4분기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당분간 환율 하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수익성 방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기아차는 해외 판매 비중을 늘리는 것이 답"이라면서 "하반기와 내년에 내놓을 신차들이 얼마나 역할을 해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