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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에쓰오일, 34년만에 맛보는 '적자'

  • 2015.01.30(금) 16:15

지난해 2600억원 영업손실 발생
올해 대규모 시설보수..올레핀 사업 본격화

에쓰오일이 2차 오일쇼크 여파로 적자를 낸 1980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정유 및 석유화학 제품의 마진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작년 말부터 시작된 국제유가의 급락이 발목을 잡은 탓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영업손실 2590억원이 발생해 적자로 전환했고, 매출액은 전년대비 8.3% 감소한 28조5576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영업손실 2123억원, 매출액은 전년 같은기간보다 22.1% 줄어든 6조2677억원에 머물렀다.

 

 

◇ 주력인 정유사업 적자 7000억원

 

에쓰오일은 지난해 정유사업에서만 6987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연초부터 정유제품의 마진은 좋지 않았다. 글로벌 경기회복의 둔화로 수요가 늘지 않았고, 중국과 중동지역에서의 생산설비가 증가해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작된 국제유가 하락세가 4분기에 더욱 가속화돼 대규모 재고손실이 지속됐다. 에쓰오일이 지난해 4분기 떠안은 3100억원의 재고손실 중 2500억원이 정유사업에서 발생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작년 4분기 계절적 수요증가로 정제마진이 강하게 반등했지만 이익을 보지 못했다”며 “이는 원유를 매입해 들어오는 동안(약 1개월)에 국제유가가 하락해 제품을 판매할 때 가격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사업 역시 고전했다. 졍유 및 화학사들의 대표 제품인 파라자일렌(PX) 생산시설이 속속 준공되며 가동을 시작해 수급 불균형이 발생한 탓이다. 지난해 3분기에는 생산자들이 공급량을 조절해 전분기보다 마진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4분기에 재차 악화됐다. 결국 지난해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은 1820억원에 머물렀다.

 

반면 윤활기유 사업은 준수한 실적을 이어갔다. 지난해 이 부문 영업이익은 2578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기준으로는 652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대비 30.4% 증가했다.

 

작년 3분기 현대오일뱅크의 윤활유 사업 참여로 경쟁자는 늘었지만 미국과 유럽 등에서 고급 윤활기유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아시아와 남미에서의 성장세도 견조한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제품가격이 하락했지만 원재료 가격이 급락해 제품마진이 개선되는 효과도 누렸다.

 

◇ 대규모 시설보수, 생산량 줄인다

 

에쓰오일은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대규모 생산시설 보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난해의 경우 잔사유수첨탈황공정(RHDS) 1·2호기만 보수했지만 올해는 ▲CFU(콘덴세이트분해설비) ▲CDU(원유 정제설비) 2·3호기 ▲RHDS 1·2호기 및 HYC(수첨탈황분해시설) FH ▲HDT 1·2호기 및 HYC SH 등을 보수한다.

 

이와 함께 에쓰오일은 PX와 윤활기유 생산시설의 가동률을 지난해 4분기부터 80% 후반대로 낮춘 상태다. 올해도 현 수준을 유지하면 전체 제품 생산량은 전년대비 7% 감소할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각 시설의 정기보수 시기가 도래했고, 제품 마진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공정을 업그레이드하거나 개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 과잉으로 PX 마진이 지속적으로 악화돼 기존의 마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가동률을 낮췄고,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윤활기유의 경우 시장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가동률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중순부터 계획하고 있는 RUC(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와 ODC(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 프로젝트는 올 상반기 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는 목표다. 이 관계자는 “현재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기초설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마무리 지을 것”이라며 “이를 기초로 상반기 중에 이사회 승인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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