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미래 성장동력 마련에 박차를 가한다. 전기차 배터리는 '회사 품 안'에서 육성하면서 또 다른 성장축인 소재사업은 분사해 전문성을 키운다.
◇ 배터리 몸집 키운다
SK이노베이션은 27일 이사회를 열어 유럽 헝가리 제2전기차 배터리 공장건설에 9452억원을 투자하기로 확정했다.
제2공장은 헝가리 코마롬시에 연산 7.5기가와트시(GWh)로 건설중인 제1공장 부지내 연면적 약 3만5000평 규모로 지어진다. SK이노베이션이 첫번째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해 확보한 축구장 약 60개 크기 부지 43만㎡(약 13만평)중 일부를 활용한다.
이 공장은 올해 3월 착공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공장준공 이후 설비 안정화 및 시운전, 제품인증 등 과정을 거쳐 이르면 2022년 초부터 본격적인 제품 양산과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2공장은 제1공장 이상의 규모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연간 약 25만대가 넘는 전기차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급성장하고 있는 유럽 전기차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유럽 자동차 시장내 입지를 강화해 정면승부를 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제2공장이 완공되면 유럽에서 건설중인 공장의 두 배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올초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9'에서 '2022년 연산 60GWh 생산능력 확보' 목표를 세운 만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생산능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헝가리 제2공장이 완공되는 2021년말경이면 충남 서산 공장(연산 4.7GWh), 코마롬 제1공장(연산 7.5GWh), 중국 창저우 공장(연산 7.5GWh), 미국 조지아주 공장(9.8GWh) 등을 포함해 SK이노베이션은 전세계 5개 생산거점을 확보한다.
◇ 소재사업은 '따로'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이사회에서 미래 첨단 산업으로 육성하는 소재사업은 자회사로 단순·물적분할하기로 확정했다. 다음달 개최되는 주주총회를 거쳐 분할이 확정되면 4월초 신설 법인 SK아이소재(가칭)로 사업이 이전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SK아이이소재만의 독자 경영 시스템을 구축,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소재사업은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 소재 분리막(LiBS)과 접히거나, 휘어지고, 둥글게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용 필름 FCW 두 가지로 구성됐다. FCW는 CES2019에서 첫 선을 보였다.
현재 분리막 사업은 충북 층평에 총 11개 생산라인을 보유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 창저우에 새 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했고, 추가로 국내·외에 생산 시설을 확보할 계획이다. '플랫 커버 윈도우(FCW)'는 올 1분기중 시범 라인 가동을 시작으로, 하반기 완공을 앞둔 증평 공장에서 제품생산에 들어간다.
김준 사장은 "배터리사업의 유럽 추가 투자와 소재사업의 독자경영 확보 등은 딥체인지2.0의 실행력을 과감하게 높이는 것으로, 사업 경쟁력 확보 및 기업가치 제고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재사업 분할이 완료되면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에 이어 SK아이소재를 포함해 총 6개 자회사를 보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