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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SK이노, 이젠 美 '로비전'…합의는?

  • 2021.03.16(화) 09:04

[워치전망대-이슈플러스]
SK, 전 통상교섭본부장 김종훈 의장 주도 대응
LG엔솔, SK 터전 조지아주 상원의원에 편지

LG에너지솔루션(LG엔솔)과 SK이노베이션(SK이노)이 벌이고 있는 '배터리 분쟁'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이후 오히려 '신경전'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모습이다. 관련기사☞ '카드 석장' 들고 SK 압박하는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는 미국 상대 교섭 전문가로 통하는 김종훈 이사회 의장 주도로 감사위원회를 긴급히 열고 LG에 제시한 새로운 제안을 검토하는 한편, 내부 정비를 통해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나섰다.

이 소식이 전해진 이후 LG엔솔은 미국 상원의원을 상대로 편지를 보내 SK이노의 미국 조지아주 공장 인수와 운영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히며 상대방의 숨통까지 압박하고 나섰다.

내달 11일 무렵까지가 시한인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전에 양사가 현지 연결고리를 통한 로비전에 나선 꼴이다. 신경전이 난무하는 이들이 과연 전격적인 합의에 이를 수는 있을지 주목된다. 

◇ LG의 '도발'…"SK 배터리 사업? 내가 대신 할 게"

15일 주요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김종현 사장 명의의 편지를 라파엘 워녹(Raphael Warnock) 미국 상원의원 측에 보냈다. 라파엘 워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같은 민주당 소속이며, 조지아주 최초의 흑인 상원의원이라는 점에서 여러 외신의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편지의 수신인 만으로도 대통령 거부권을 이끌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을 직접 타격하는 모양새라는 점에서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편지 내용은 수위가 더 높다. "LG에너지솔루션은 조지아주 주민과 지역 노동자를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으며,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 공장을 외부 투자자가 인수한다면 자사가 공장 운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게 LG엔솔의 제안 내용이다.

이번 ITC 판결이 완전히 확정돼 SK이노가 10년간 미국 내 사업을 사실상 못하게 되면, LG가 이어가겠다는 것. '결정권을 쥔 미국에는 예를 갖추되, 상대인 SK는 몰아부치는 수'라는 게 업계 평가다. 게다가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에 건설하고 있는 배터리 공장에 최대 50억달러가 투자돼 6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대외적으로 거부권을 호소해왔는데, 이를 요격한 것이기도 하다.

LG엔솔 관계자는 "지금의 사태가 SK이노의 부정한 기술 탈취 행위로 발생했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리고, 이로 인한 조지아주의 일자리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LG엔솔은 최근에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미국 내 공장을 최소 2개 추가로 짓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LG엔솔이 SK이노 공장을 운영하겠다고 한 도발과는 별개의 투자 사안이다.

SK이노 관계자는 이런 LG엔솔의 대응에 "(LG의 SK 조지아 공장 운영은) 불가능하고 안 되는 것을 스스로 잘 알 것"이라며 "그저 (SK와 미국을) 이간질하는 것이고,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SK이노의 반격 카드는 '미국통'?

LG엔솔의 이같은 액션은 SK이노베이션의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일 SK이는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한 감사위원회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는데, 이사회 의장의 경력이 예사롭지 않다. SK이노 이사회 의장이 노무현, 이명박 정부 시절 외교통상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이끌었던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이어서다.

그는 최근 SK이노 전문보도채널 'SK이노뉴스'에 '바이든 행정부 대외정책 전망과 우리 외교에의 함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미국통'임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의장은 이 글에서 "조지아주 상원의원 2석에 대한 결선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함으로써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주도하게 되어 정책 추진에 상당한 동력을 갖추게 되었다"는 내용을 남겼다. 그런데 LG엔솔은 SK의 감사위원회 직후 그 의원 중 1명을 공략한 셈이다.

SK이노는 감사위 이후 LG에 새로운 협상 조건을 제시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 위원회에 참석한 이들이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조건은 수용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다며 강경 태세를 재확인 했다.

앞서 LG는 SK 쪽 계열사 지분, 매출 로열티 지급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합의금을 받는 방안도 가능하다는 '제안'을 연일 공공연히 내놨는데, SK는 이를 수용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SK이노 위원회는 "내부적으로 글로벌 소송 대응 체계를 재정비하고 외부 글로벌 전문가도 선임할 계획"이라고 강조하며 판세 역전을 도모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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