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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 첫 성적표' SK텔레콤, 5G 가입자 전환 '두각'

  • 2022.02.10(목) 09:14

[워치전망대]
5G 가입자비중 42%, LGU+ 추월
올해 매출 전년 대비 7000억 확대
메타버스 등 신사업 ‘재평가’ 의지

인적분할 후 첫 성적표를 받아든 SK텔레콤이 '5G(5세대) 특수'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스마트폰 가입자 중 5G 가입자 비중이 42%에 이르며 경쟁사 LG유플러스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올해 SK텔레콤은 전년보다 7000억원가량 매출을 늘릴 것이라고 선언하며 사업군을 총 5개로 쪼갰다. 주력인 통신사업에 가려진 신사업들을 '사업부문'으로 선명하게 구분해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겠단 포석이다.

지난해 5G 장사 잘했다

10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연결기준으로 4조2978억원, 영업이익은 2267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9%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2.5%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률(5.3%)은 이 기간 1.8%포인트(P) 떨어졌다. 

이번 실적은 기업분할 이후 첫 성적표다. SK텔레콤은 작년 11월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11번가나 콘텐츠웨이브, ADT캡스 등 각종 신사업은 신설법인 'SK스퀘어'로, 주력 통신사업은 존속법인 SK텔레콤으로 나뉘어졌다.

이번에 공개한 실적은 과거 실적(~2021년 3분기)도 국제회계기준(IFRS 16) 기준에 맞춰 '분할 후' 기준으로 새로 정산한 것이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은 분할 전 지급한 성과급 1500억원이 일부 반영된 탓이다.

별도기준(이동통신사업) 매출은 3조731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늘었다. 5G 가입자 수가 증가한 덕이다. 5G 요금은 LTE(4세대 통신서비스) 대비 1만원가량 비싸다보니 5G 가입자 수 증가는 곧 통신사의 매출 증대로 직결된다. SK텔레콤은 작년 4분기에만 5G 가입자가 122만명 늘었다.

작년 말 기준 누적 5G 가입자는 1000만명선 터치를 앞둔 987만명이다. 5G 보급률도 41.6%를 기록했다. 5G 보급률이란 전체 핸드셋(스마트워치 등 세컨 디바이스 및 사물인터넷 기기를 제외한 순수 스마트폰) 가입자 중 5G 가입자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의미하는 지표다.

5G 보급률은 경쟁사인 LG유플러스를 추월했다. LG유플러스는 작년 말 기준 5G 보급률 40.5%를 기록한 바 있다. SK텔레콤이 LG유플러스의 5G 보급률을 추월한 건 5G가 상용화된 2019년 4월 이후 최초다. 작년 말 기준 보급률 1위는 KT(45%)다.

이는 가입자의 5G 전환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SK텔레콤은 전체 가입자 수가 KT와 LG유플러스 대비 압도적으로 많다보니 5G 보급률은 상대적으로 뒤쳐졌었다. 통신사들은 기존·신규 LTE 가입자의 5G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대규모 마케팅비를 집행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간으로(연결기준) 매출 16조7486억원, 영업이익 1조387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2020년 대비 4.1%, 11.1% 성장했다. 순이익은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이 반영돼 61.2% 증가한 2조4190억원이다.

SK텔레콤 사업 구조 변화 /자료=SKT IR

'광고·IDC·구독·메타버스'

SK텔레콤은 이날 이례적으로 컨퍼런스콜이 아닌 'CEO Investor Day 2022'를 진행했다. 기존에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진행, CFO(최고재무책임자)가 나와 당분기 실적에 대한 투자자 질문에 답변했다. 이번엔 유영상 대표가 향후 사업 비전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유 대표는 2022년 연결기준 매출 17조3000억원, 2025년 23조원으로 목표치를 제시했다. 이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5개 사업군(유무선통신·미디어·엔터프라이즈·아이버스·커넥티드 인텔리전스)으로 쪼개 설명했다. 

앞으로 SK텔레콤은 5개 사업군별 실적을 공개하며 투자자와 성과를 공유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인적분할 이후 SK브로드밴드와 SK스토아 2개사만을 자회사로 둔 상태다. 실적 공개도 별도기준을 포함한 3개로 나눠하면 되나, 변화를 강구한 모습이다.

이는 기업가치 재평가를 위함이다. 유 대표는 "미디어와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통신사업과는 다른 기업가치 산정과 멀티플이 적용돼야 하고 아이버스(AI+유니버스)는 또 다른 가치평가 접근이 요구된다"며 "5대 사업 지표로 주주들과 주기적으로 소통해 성장 사업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각종 신사업을 SK스퀘어에 떼어 준 이후에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걸 투자자에게 강조한 셈이다. 유 대표에 따르면 통신사업은 매출 비중이 82%이나 성장률은 3%에 그친다. 반면 4개 신사업군은 매출 비중이 18%에 그쳐도 성장률이 15%에 달한다. 

법인 기준이 아닌 성격별로 사업을 묶어 신사업 성장에 박차를 가하겠단 그림이다. △미디어는 광고와 콘텐츠 △엔터프라이즈는 IDC(인터넷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아이버스는 메타버스 플랫폼(이프랜드)과 구독사업(T우주 등) △커넥티드 인텔리전스는 UAM(도심항공모빌리티서비스) 등이 세부 내용이다. 유 대표는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사업으로 광고, IDC, 구독, 메타버스 비즈니스를 꼽았다. 

산사업을 위한 M&A(인수합병) 의사도 명쾌하게 드러냈다. 유 대표는 "명확하게 전략적인 M&A를 추진하겠다"며 "AI 및 메타버스 관련 기술회사를 인수하는 것, 최근 시장에서 개발자 확보가 어려운데 개발자를 팀 단위로 확보할 수 있는 M&A, 글로벌 진출을 위한 M&A 3가지 전략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자회사 물적분할 및 상장에 따른 모회사의 기업가치 훼손 우려가 커진 것을 염두에 둔 발언도 덧붙였다. 유 대표는 "가능하면 이러한 인수합병을 통해 자회사를 상장하는 모델보단 기존 사업과 합체된 형태로 가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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