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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기름값' 정유사, 웃을 수만 없는 이유

  • 2022.03.03(목) 17:42

러시아, 우크라 침공으로 국제유가 급등
장기화하면 수요 감소로 정유사도 피해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정제마진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정유사 실적에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 상승 현상이 장기화 된다면 경기둔화 등 석유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유가·정제마진 동반 상승

정유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로 활용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달 평균 7.3달러를 기록했다. 3월 초까지도 7달러 수준을 유지하는 등 견조한 양상이다. 

이는 지난 12월 5.8달러, 지난 1월 6달러에 이은 상승 추세이기도 하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10월 7.5달러를 찍은 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영향 등으로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며 지난해 연말까지 하락한 바 있다.

정제마진 강세는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은 가운데,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란 분석이다. 공급이 부족하고 재고 수준도 낮은 상태인데, 지난달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개시가 석유제품 수요를 증가시켰다는 설명이다.

정유사에 '긍정적'

이같은 상황은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원유 도입 시점과 석유제품 판매 시점의 시차가 존재하므로 재고 관련 이익 효과에 따라 국내 정유사의 올 상반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러시아의 원유, 윤활기유 등의 수출이 제한된다면 정제마진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산유국(OPEC+)도 지난 2일(현지시간) 개최한 제26차 회의에서 작년 7월 결정한 증산정책을 오는 4월에도 유지하기로 확정했다. 추가 증산에 나서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란 핵협상 타결 가능성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략 비축유 방출 등이 영향을 미쳤고, 러시아 또한 증산에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제마진 강세는 코로나에 따른 산업·항공유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라며 "정제 마진의 고점 가능성을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올해 엔데믹(풍토병)에 따른 수요 정상화를 감안하면 추가적인 강세도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스크 장기화와 고유가 지속은 '부정적' 
하지만 문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석유 수요 감소와 함께 정제마진이 훼손되면서 정유사 실적 둔화가 우려된다.

실제로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120~130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두바이유는 지난해 12월만 해도 73달러 수준이었으나, 1월 83달러, 2월 92달러, 최근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공 행진 중이다.

지정학적 리스크 외에도 오미크론 확산의 진정세와 각국의 방역규제 완화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면 유가 상승 압력이 심화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한신평은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가 장기화되면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은 물론이고 석유제품 수요 위축 등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국내 정유사가 유가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워질 수 있고, 정제마진에도 제약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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