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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탄탄한 '알피바이오'…IPO 한파 뚫고 투심 잡을까

  • 2022.09.20(화) 06:40

'연질캡슐' 원천 제조기술 및 60여개 특허 보유
안정적 수익 '강점'…비약적 성장 여부 지켜봐야
20~21일 공모주 청약 후 29일 코스닥 상장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연질캡슐 원천 제조기술을 보유한 알피바이오가 공모주 청약에 돌입한다. 여타 바이오 새내기와 달리 탄탄한 수익 구조를 보유한 만큼 냉담해진 기업공개(IPO) 시장을 뚫어낼지 주목받고 있다. 

알피바이오는 1983년 전 세계 연질캡슐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미국의 알피쉐러(R.P Scherer Corporation)와 대웅제약이 합작설립한 한국알피쉐러가 전신이다. 대웅제약이 지난 1998년 알피쉐러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후 2016년 바이오 사업과 문화 사업을 인적분할하면서 알피바이오를 독립시켰다. 현재 대웅제약의 창업주인 고 윤영환 전 명예회장의 차남인 윤재훈 회장이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경쟁력은 의약품·건기식 제형 '연질캡슐'

알피바이오의 경쟁력은 '연질캡슐'이다. 연질캡슐은 액상 형태의 내용물을 젤라틴(콜라겐이 주성분)과 같은 피막 안에 충진하는 제형을 말한다. 최초의 연질캡슐은 1830년대 프랑스에서 두 명의 약사에 의해 수작업 방식으로 만들어졌는데 사람이 직접 손으로 만들다 보니 생산성이 높지 않았다. 이 한계를 극복한 공정기법이 바로 1930년 알피쉐러(R.P.Scherer)가 발명한 로터리 다이 공정(Rotary die process)*이다. 

*로터리 다이 공정(Rotary die process): 돌아가는 두 개의 몰드 안에 내용물을 떨어뜨리는 방식.

그동안 다양한 연질캡슐 제조 기술이 생겼지만 아직까지도 로터리공정이 비용효율적인 면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알피바이오가 알피쉐러의 연질캡슐 원천 제조기술을 이어받았다. 알피바이오는 알피쉐러의 연질캡슐 제조 원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 국내 연질캡슐 일반의약품(OTC) 제조 시장의 50%를 점유하는 등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알피바이오의 연질캡슐 관련 핵심 기술로는 '네오솔'과 '네오젤'이 있다. '네오솔'은 물에 잘 녹지 않는 약물을 액상으로 만들어 흡수 속도와 생체이용률을 개선시켜 약물의 효과를 높인 기술이다. 해당 기술을 통해 일반적으로 24개월 정도인 연질캡슐 유통기한을 3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다만 네오솔 특허는 오는 11월 11일 만료된다.

'네오젤'은 연질캡슐의 안정성을 높인 피막조성물 제조공법이다. 연질캡슐 피막에 다당류 혼합물과 개량된 전분류를 사용해 블루밍(캡슐 피막 외부가 백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방지하고, 붕해, 내용물의 피막 전이, 캡슐 붙음 현상을 방지해 안정성을 개선하고 품질을 높인 기술이다. 이밖에도 장용성 연질캡슐 및 츄어블 연질캡슐 제조기술 등 60개 이상의 제약바이오 관련 특허기술과 정제(무합성, 츄어블 등), 하드캡슐, 젤리스틱 등 다양한 제형에 대한 생산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협력사 제약바이오 등 250여곳…안정적 매출 및 재무구조 '장점'

알피바이오의 협력사는 제약바이오, 건강기능식품 관련 기업 250곳이 넘는다. 대표적으로 의약품 분야에서는 종근당, 유한양행, 동아제약, GC녹십자, 한미약품, 일동제약, JW중외제약, 동화약품, 대웅제약 등의 중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손을 잡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는 풀무원, 세라젬, 메디포스트, 에프앤디넷, 종근당건강 등의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알피바이오는 그동안 IPO에서 주목받은 바이오 업종과는 조금 다르다. IPO에서 흥행에 성공한 바이오기업들은 당장 수익은 없지만 신약 개발 가능성을 내세운 기술특례상장 기업이 대부분이다. 반면 알피바이오는 연질캡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자개발생산(ODM)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1150억원, 영업이익 59억원, 당기순이익 38억원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 재무구조도 부채비율 121.4%로, 보통 100% 이하를 표준비율로 보지만 선진국에서는 200% 이하 기업을 우량 기업으로 간주하는 측면에서 봤을 때 건전한 수준이다. 기존 바이오기업들과 달리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알피바이오의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코로나 이후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앞으로 매출 상승도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신약 개발 바이오기업들은 기술수출이나 임상 등의 이슈로 주가 변동이 크고 신약 성공에 따른 비약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다. 즉 알피바이오의 경우 주가 변동성이나 성장 가능성 면에서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수요예측은 '흥행'…공모주 청약도 흥행 이어질까

알피바이오의 IPO 출발은 일단 긍정적이다. 총 1630곳에 달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한 수요예측에서 1556.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종 공모가는 공모가 희망밴드 최상단인 1만3000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회사는 이날과 내일(21일)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해 총 156억원(순수입금 155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알피바이오는 해당 자금을 해당 공모자금을 공장 증축, 설비 증설 등에 100억원, 원부자재 구입 등 운영자금으로 37억원, 나머지 18억원은 개별인정형 원료 연구개발비, 인건비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알피바이오는 공모주 청약을 마치고 오는 29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수요예측에 이어 공모주 청약에서도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또 이번 IPO를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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