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하우시스의 올해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해 수익성 악화의 주원인이었던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에 진입하면서다.
LX하우시스는 북미·유럽 등 해외시장 매출 확대, 국내 B2C 인테리어 시장 공략 강화 등을 통해 국내 건설 및 부동산 등 전방 시장 침체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약 10년 만에 회사를 이끌게 된 한명호 대표는 자사주를 매입하며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상황이다.
"올해, 실적 반등 기대"
LX하우시스는 지난해 매출 3조6112억원, 영업이익 1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4.4% 증가했지만 이 기간 영업이익이 78.8% 급감했다. 특히 작년 4분기에는 1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익 부진의 주원인은 원자재 가격 인상에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창호, 바닥재 등에 사용되는 PVC(폴리염화비닐)의 지난해 가격은 kg당 1627원으로 2020년 대비 44% 증가했다. 인조대리석 제조에 사용되는 MMA(메틸메트크릴레이트)의 작년 가격은 킬로그램(kg) 당 2523원으로 2020년 대비 48.4% 급증했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지난해 건자재 가격 인상되면서 쉽지 않은 한해를 보냈다"며 "여기에 화물, 해상운임료까지 급등해 수익성 개선에 발목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전방 산업인 건설, 부동산 경기가 지난해 급격히 얼어붙은 것도 실적 악화의 주원인이다. 건설업의 업황 부진에 건자재 수요가 급감했고 부동산 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인테리어 관련 수요까지 덩달아 감소했다. LX하우시스를 포함해 건자재, 인테리어, 가구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부동산, 건설 경기까지 얼어붙으면서 수요까지 급감했다"며 "코로나 초기(2020~2021년) 인테리어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해 역 기저효과가 발생한 요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는 요인들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 특히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에 진입했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 3월 PVC 가격은 톤(t)당 820달러(한화 106만원)로, 정점을 찍었던 지난 2분기(톤당 1275달러) 대비 30.8% 감소했다. PVC의 지난 10개년 평균 가격은 톤당 968달러다.
지난해 급격히 얼어붙었던 부동산 경기도 조금씩 회복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거래건수는 2462건을 기록했다. 월 거래건수가 2000건을 넘은 것은 2021년 10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다만 거래 건수 증가 자체를 두고 부동산, 건설 경기가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보기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매매 건수 자체가 증가한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그간 쌓였던 급매가 일시적으로 풀린 건지 회복세에 진입한 것인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X하우시스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493억원이다. 이는 전년대비 230.9% 급증한 수치다. 이 기간 예상 매출액은 3조5920어원으로 전년대비 0.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보고서를 통해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효과는 올해 1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나 LX하우시스의 건자재 사업의 실적이 개선될 수 있지만 결국 주택 거래량 회복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한명호 대표 "미래성장동력 육성 총력"
LX하우시스는 지난달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한명호 사장을 대표이사로 10년 만에 재선임했다. 한 대표이사는 2009년 LG하우시스(현 LX하우시스)가 LG화학으로 분할될 당시 초대 대표이사로 지낸 인물이다. 그는 2012년까지 LG하우시스를 이끄는 동안 기업의 성장 발판을 다졌다고 평가받고 있다.
한 대표는 취임 당시 "올해 국내 주택시장 위축 및 건설경기 침체 등 위기 상황 속에서 LX하우시스는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으로 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재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LX하우시스는 올해 북미·유럽 등 해외시장 매출 확대, 국내 B2C 인테리어 시장 공략 강화, 소재 및 디자인을 차별화한 신제품 출시 등을 적극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아직 불확실성이 큰 국내 건설·부동산 시장 상황 개선에 의존하기보단 자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해외 매출이 매년 증가하는 것이 고무적이다. 이 기업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1조474억원으로 전년대비 10.1%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북비 지역 매출이 609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28.4% 급증했다.
최근엔 주요 경영진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 경영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 사장은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장내 매수를 통해 보통주 5000주를 매입했다. 이 기간 박장수 전무도 1000주를 장내에서 취득했다.
이에 대해 LX하우시스 관계자는 "사내이사로 선임된 최고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입은 미래 회사 가치에 대한 자신감과 강력한 책임경영 실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전방 시작 악화로 건축, 인테리어 관련 업종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떨어졌지만 제품 경쟁력 강화와 해외매출 확대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