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의 핵심 산업으로 ‘로봇’을 지목,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로봇산업 육성 전략을 만들기 위해 민관 협의체를 발족하고, 관련 정책을 올 하반기 발표할 예정이에요. 이는 전 세계적 추세이기도 합니다. 비즈워치는 글로벌 로봇시장 동향과 전망, 국내기업들이 가야 할 방향을 살펴봤습니다. [편집자]
“사이버물리시스템 구현에 최적”
우선 로봇의 개념부터 알아볼게요. 로봇은 제조업 현장 작업을 수행하는 ‘산업용(제조용) 로봇’과 의료·군사·안내·청소 등 기능을 갖춘 ‘서비스용 로봇’으로 크게 구분됩니다. 좀더 넓게는 드론, 자율주행차도 로봇의 범주에 포함됩니다.
로봇산업은 연구개발부터 서비스에 이르는 가치사슬이 연계돼 있어 산업과 기술의 파급 효과가 큽니다. 부품과 부품모듈 등 하드웨어에 로봇 관련 소프트웨어를 더해 완제품을 만들고, 이를 적용하는 서비스 영역까지 이어지니까요.
로봇은 시스템 간 결합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을 만드는 데에도 수월합니다. 최근엔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융합기술을 로봇에 접목시키면서 해당 산업이 점차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로봇이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로봇 시장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온라인 수요가 커지면서 다양한 분야에 로봇이 도입·설치되고 있습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은 지난해 360억달러(약 47조원)에서 2025년경 530억달러(약 6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2030년경 해당 시장 규모를 1600억달러(약 213조원)로 추산하기도 했습니다.
전진우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전문위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오프라인 현실 세계와 온라인 가상 세계가 연동되는 사이버물리시스템 세계를 구현하는 것이 골자인데 이를 구현하는 가장 유력한 디바이스가 로봇”이라며 “스마트팩토리를 위해 제조용 로봇의 역할이 폭증하고 있고, 스마트시티 내 시민서비스의 일환으로 다양한 서비스로봇 활용이 확산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조용 로봇 1위 중국…로봇밀도 1위 한국
그중에서도 제조용 로봇의 성장이 눈길을 끕니다. 현재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제조용 로봇이 차지하고 있는데요. 주로 전자·자동차·금속·기계·화학·식음료 등 산업에 설치되고 최근 들어선 우주항공 등에도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습니다. 제조용 로봇이 활성화된 반면 서비스용 로봇은 아직 육성단계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국제로봇연맹은 보고서를 통해 2021년 신규 설치된 제조용 로봇이 전년 대비 31% 증가한 51만7000여대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제조용 로봇 시장은 중국·일본·미국·한국·독일 등 5개국이 전체 판매량의 78% 이상을 점하고 있습니다. 해당 기간 26만8000여대 로봇을 판매한 중국(52%)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죠. 이어 일본(9%)·미국(7%)·한국(6%)·독일(4%)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제조용 로봇은 1960년대 미국에서 처음 출시됐습니다. 1980년대엔 일본이 당시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기술을 도입하며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판매국으로 도약했죠. 이후 1990년대 들어선 한국과 독일의 제조업 호황이 제조용 로봇의 발전 주도했고, 2010년 이후로는 중국이 지원 정책을 마련함으로써 세계 최대 제조용 로봇시장으로 부상했습니다.
로봇밀도 부문에선 한국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로봇밀도’란 근로자 1만명당 제조용 로봇의 운용 대수를 의미합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로봇밀도는 1000대로 전 세계 평균인 141대를 7배 웃돌았습니다. 전기·전자·자동차 분야의 높은 산업 자동화 수준에 힘입은 결과입니다.
앞서 한국은 2010년 311대로 일본을 추월해 세계 1위에 오른 이후 △2014년 502대 △2019년 868대 △2020년 932대 등 지속적 성장을 보이며 자리를 고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