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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홍해 막히자 영업이익 3.5조 '만선'

  • 2025.02.11(화) 17:12

작년 영업이익 전년비 501% 급증
홍해사태로 운임 상승에 성수기 효과까지

그래픽=비즈워치

HMM이 2년 만에 조(兆) 단위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홍해 사태로 인한 해운 운임 상승 덕이다. 여기에 4분기 성수기 효과까지 더해졌다.

올해 변수는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과 글로벌 무역 갈등이다. HMM은 친환경 선박 도입과 서비스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홍해 리스크'…위기는 기회다

HMM은 11일 작년 영업이익이 3조512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1년 전보다 501% 급증한 수치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3조7807억원으로 290% 뛰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9% 늘어난 11조70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물류난 특수기인 2021년, 2022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실적이다. 

HMM 연간 실적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작년 4분기는 업계 성수기 효과까지 더해지며 영업이익만 1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동기(425억원)와 비교하면 2253% 급증했다. 이 기간 매출도 3조1549억원으로 53% 늘었다.

4분기는 글로벌 해운업의 전통적인 성수기로, 블랙프라이데이·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미국·유럽향 물동량이 급증하는 시기다. 이 영향으로 HMM은 전 노선에서 운임 상승 효과를 누렸다.

지난해 HMM 실적 반등의 가장 큰 요인은 운임 상승이다.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23년 평균 1005포인트에서 2024년 2506포인트로 149% 상승했다.

운임 상승 배경엔 홍해 사태가 있다.

2023년 12월부터 예멘 후티 반군이 수에즈 운하 진입로인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면서 글로벌 선사들은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경유하는 우회 항로를 선택했다.

희망봉 우회로는 기존 수에즈 운하 경로보다 항해 거리가 약 9000km 길어 운항 시간이 늘어난다. HMM이 운영하는 부산~로테르담 노선의 경우 기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때 왕복 12주가 걸리던 운항 기간이 희망봉 우회로 변경되면서 2~3주가 추가됐다.

여기에 중국 물동량도 늘었다.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 인상 우려로 중국발 물량 밀어내기 현상이 일어나면서다.

이 덕분에 HMM은 코로나 특수기 이후 가장 높은 실적 기록을 세웠다. 특수기 효과가 꺼지자마자 영업이익이 5848억원까지 급감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코로나19, 지정학적 리스크와 같은 예기치 못한 외부 변수에 따라 실적이 급등락하는 해운업의 특성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올해는 장담 못한다

올해를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보호관세 정책으로 인한 무역 갈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화,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 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HMM은 올해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9척을 비롯한 친환경 선박을 도입하며 경쟁력 강화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발표한 '2030 중장기 전략'을 기반으로 선대 확장과 포트폴리오 다각화, 친환경 규제 대응, 디지털 전환 등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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