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미·이란 종전 합의…산업계 "최악의 고비 넘겨"

  • 2026.06.15(월) 10:20

106일 만 종전 합의…19일 스위스서 공식 서명
호르무즈 재개방 수순…정유·해운업계 기대감
합의 이행 여부 변수…'정상화 효과' 시차 불가피

미국과 이란이 106일간 이어진 전쟁을 끝내기로 합의하면서 글로벌 에너지·물류 시장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될 예정이어서 국제 유가와 해상 운임을 끌어올린 최대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뛰는 '원유 동맥'

이란과의 종전협상 타결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 게시글./자료=트루스소셜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란과의 협상이 완료됐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개방을 승인하고 미 해군의 대이란 해상 봉쇄도 즉시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과 이란 정부도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사실을 확인했다. 양측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공식 서명식을 열 예정이다. 

이번 합의는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이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음을 의미한다. 양측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행동을 영구 중단하기로 했다. 향후 60일 동안 제재 해제와 후속 조치를 위한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종전 발표 직전에는 협상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겨냥해 베이루트 인근을 공습하면서 긴장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당사자는 극도로 자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며 충돌 확대를 경고했고 이후 협상은 극적 타결됐다.

시장 관심은 단연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에 쏠린다. 전쟁 기간 이란의 봉쇄와 미국의 역봉쇄가 맞물리면서 국제 원유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다. 선박 공격과 기뢰 설치, 통항 제한이 이어지며 유가·보험료·해상 운임이 급등했고 한국을 비롯한 원유 수입국들의 부담도 커졌다.

해협이 다시 열리면 수백 척의 유조선과 상선이 순차적으로 운항을 재개할 전망이다.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이 정상화되면서 중동 산유국들의 생산 회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일본·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유가도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전쟁 장기화 우려로 배럴당 90달러를 웃돌았던 유가는 최근 종전 기대감이 반영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이란산 원유 공급 재개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확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은 세계적인 원유 매장국 중 하나다. 시장에서는 제재 완화가 본격화될 경우 해상 비축유와 증산 물량이 순차적으로 공급되면서 글로벌 수급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60일 협상' 시험대

국내 산업계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정유·석유화학업계는 원유와 나프타 조달 부담 완화를, 해운업계는 전쟁 위험 보험료와 우회 운항 비용 감소를 기대하고 있다. 항공·철강·화학 등 에너지 비용 비중이 높은 업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효과가 즉각 나타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원유 도입부터 운송·정제·유통을 거쳐 국내 판매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2~3주가 걸린다. 실제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최근 4주 연속 하락했지만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향후 협상의 최대 변수는 이란 핵 프로그램 문제다. 이번 종전 합의에는 가장 민감한 쟁점인 핵 개발 문제가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과 이란은 향후 협상 기간 동안 핵 프로그램과 제재 해제 범위를 놓고 별도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시장은 이 문제가 향후 미·이란 관계는 물론 에너지 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합의 이행 여부 역시 주목된다. 이란은 종전 양해각서 체결이 미국에 대한 신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교부 차관은 "상대방의 위반 행위가 확인되면 자체적인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정상화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뢰 제거 작업과 항로 안전 점검, 전쟁 기간 해협에 대기하던 선박들의 순차적 통과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해석 차이도 잠재적 갈등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발 공급망 리스크가 일단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은 분명하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60일간 진행될 후속 협상과 합의 이행 과정이 국제 유가와 물류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