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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가 21세기 원유"…조현준, AI 인프라 키운다

  • 2026.06.17(수) 09:39

2030년 20조원 규모 K-데이터센터 시장 정조준
서울 도심에 30MW급 AI 데이터센터 본격 가동
조현준 "그룹 핵심 역량 결집해 미래 성장축 육성"

지난 16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열린 효성-STT GDC의 AI 데이터센터 ‘STT Seoul 1’ 개관식에 조현준 효성 회장이 참석했다./사진=효성

효성이 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 STT GDC와 손잡고 데이터센터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힘입어 2030년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시장을 선점, 향후 데이터센터를 그룹의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9년 전 베팅, 데이터센터로 결실

효성중공업과 STT GDC의 합작법인 효성-STT GDC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구축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STT Seoul 1'의 개관식을 전날 열고 운영을 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STT Seoul 1은 총 30메가와트(MW) 규모의 데이터센터로 클라우드와 AI 서비스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 수요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향후 고성능 AI 워크로드 확대에도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

가장 큰 특징은 전력 확보가 쉽지 않은 서울 도심에서 최대 30MW 규모 IT 용량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최근 수도권 전력 규제와 공급 제약으로 신규 데이터센터가 외곽이나 지방으로 이동하는 추세와 달리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자리 잡아 강남·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와의 접근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데이터 전송 지연을 줄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안과 운영 안정성도 강화했다. 글로벌 보안 기준을 적용해 외부 침입과 자연재해 등에 대비했으며, 업타임 인스티튜트의 '티어3 설계 인증(TCDD)'을 획득해 설비 점검이나 일부 장애 상황에서도 서비스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개관식에 참석한 조현준 효성 회장은 "오래전부터 데이터가 21세기의 원유가 될 것으로 확신해왔다"며 "AI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를 내다보고 수도권 중심부인 가산에 AI의 심장 역할을 할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STT Seoul 1은 STT GDC의 전문성과 효성의 전력 솔루션 역량이 결합한 결과물"이라며 "대한민국 AI 산업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이자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조 회장이 수년 전부터 추진해 온 신사업 전략의 결실로 평가된다. 효성은 2017년 데이터센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시장 검토에 착수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시장은 초기 단계였지만 조 회장은 데이터센터가 AI·클라우드 시대의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관련 사업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센터에 그룹 역량 총집결

전환점은 2019년 조 회장과 브루노 로페즈 STT GDC 최고경영자(CEO)의 만남이었다. 양측은 데이터센터가 미래 산업의 필수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고 이후 2021년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과 합작법인 설립으로 협력을 구체화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STT GDC는 아시아와 유럽 12개국에서 10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글로벌 사업자로, 약 2.3기가와트(GW)의 IT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일각선 조 회장이 수년간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가 이번 협력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지난해 미국·유럽·일본·인도 등 10여개국을 오가며 지구를 4바퀴 넘게 도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현지 산업 현장과 주요 기업들을 직접 찾아 에너지·AI·IT 분야 리더들과 접점을 넓혔다. 특히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새프라 캐츠 오라클 CEO 등과 만나 산업 구조 변화와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며 미래 사업 기회를 모색해왔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분야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라는 특명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효성은 글로벌 전력기기 빅4 수준의 기술력과 건설 노하우, 30년에 가까운 IT 운영 경험을 갖추고 있다"며 "데이터센터는 효성의 강점이 집약된 사업인 만큼 미래 성장축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효성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인다. 효성중공업은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등 전력기기 기술을 바탕으로 전력 공급 안정성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플랜트·인프라 건설 경험을 활용해 데이터센터 시공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효성ITX는 클라우드·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디지털전환(DX) 솔루션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운영 효율성과 보안 수준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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