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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적자 행진 끊었지만…LG화학, '역래깅' 공포에 하반기 살얼음판

  • 2026.07.31(금) 16:28

2Q 매출 14.1조·영업익 5996억…2개 분기 만에 흑전
석화 래깅 효과·관세 환급 반영, 배터리도 적자 탈출
원료가 하락·해상 운임 상승 전망…고부가 전환 사활

LG화학 분기 실적 변화./그래프=비즈워치

LG화학이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성 회복과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첨단소재 부문의 동반 흑자 전환에 힘입어 2개 분기 만에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주요 원자재 가격 변동성 속에서도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마진)가 개선된 데다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출하 증가 미국 상호 관세 환급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다만 하반기에는 원료가 하향세에 따른 부정적 역래깅 효과와 해상 운임 급등에 따른 물류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여 수익성 개선 기조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석유화학 수익성 회복·자회사 반등

LG화학은 31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4조1759억원, 영업이익 5996억원의 경영 실적을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25.8% 각각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5.8% 늘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며 영업이익률 4.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668억원으로 전 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흑자 전환했다. 다만 1분기 7800억원 넘는 대규모 순손실 여파로 상반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7151억원을 기록, 1년 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은 26조4227억원, 영업이익은 5499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업 부문별로는 석유화학 부문이 매출 5조3289억원, 영업이익 4265억원을 기록하며 전사 실적 회복을 이끌었다.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2공장 가동 중단 여파로 전체 판매 물량은 줄었으나 원료가 상승에 따른 긍정적인 재고 래깅 효과와 주요 제품 스프레드 확대가 수익성을 견인했다. 재고 래깅 효과란 원자재 구매 시점과 가공·판매 시점 사이의 시차로 발생하는 재고평가이익을 말한다. 여기에 미국 상호 관세 환급이라는 일회성 이익도 반영됐다.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과 첨단소재부문도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7조5602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을 기록하며 직전 분기 적자(-2078억원)를 털어냈다. 북미 ESS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출하량 증가와 전기차(EV)용 원통형·파우치 배터리의 안정적 공급, 고정비 부담 축소가 실적 회복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첨단소재 부문은 매출 9990억원, 영업이익 199억원을 기록했다. 양극재 판가 상승과 분리막 출하 확대, 전자소재 신제품 양산이 본격화된 영향이다.

비화학 사업 부문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생명과학부문은 수출 선적 물량 증가에 힘입어 매출 3690억원, 영업이익 600억원을 거뒀다. 농업 전문 자회사 팜한농은 작물보호제 판매 확대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비료 선구매 수요가 맞물려 매출 2741억원, 영업이익 254억원을 올렸다.

전자소재·AI 신약 성장 가속

LG화학 구미 양극재 공장 LG-HY BCM 전경./사진=LG화학

다만 2분기 실적 개선이 시황 회복에 따른 본질적 반등이라기보다 재고 래깅 효과와 일회성 환급에 기인한 만큼 LG화학은 하반기 경영 환경을 보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과 해상 운임 급등, 부정적 래깅(역래깅) 우려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란 판단이다.

이날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양철호 LG화학 석유화학 경영전략국장 상무는 "상반기 대비 하반기는 해상 운임이 약 60% 급등한 데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료가 변동 폭은 커졌지만 전방 수요 부진과 고객사 관망세로 제품가가 동반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황 리스크를 짚었다.

역래깅 우려에 대해서는 "원료가 하락 속도가 완만해진다면 부정적 래깅에 따른 손실은 일정 부분 만회될 여지도 있다"며 "올해부터 본격화된 고부가 제품 확대와 원재료·유틸리티 비용 절감 등 비용 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고 4분기 여수 1공장 정기 보수에 맞춰 크래커 가동률을 조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황 불확실성에 대응해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고부가가치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과 재무 건전성 확보 전략을 강조했다. 

차 사장은 "전기차용 SSBR, 반도체용 IPA, 초고중합도 PVC 등 고부가 애플리케이션 제품의 매출 비중을 올해 10% 수준에서 2030년까지 25% 이상으로 확대해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며 "정유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한 석유화학 사업 재편 연내 최종 승인과 협업 모델 구축을 차질 없이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유동화와 관련해서는 "2030년까지 약 70% 보유 수준으로 단계적 유동화를 추진하고 고부가가치 육성 사업 등 성장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첨단소재 부문의 성장 동력인 전자소재와 이차전지 소재의 구체적인 사업 진행 경과도 공유됐다. 이영섭 LG화학 첨단소재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반도체용 기판 소재인 동박적층판(CCL) 사업은 기존 메모리 중심에서 비메모리 분야로 적용 영역을 넓혀 올해 글로벌 3개 고객사를 확보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차세대 패키징용 유리 기판(TGV) 소재와 FC-BGA용 CCL은 고객사 평가를 거쳐 핵심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 역시 하반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측은 2170 업그레이드 원통형 양극재를 3분기 내 공급을 시작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매출 발생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분리막 사업은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를 바탕으로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4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과학 부문은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파이프라인 확장 전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자체 AI 플랫폼 '메디스(MEDIS)'를 구축한 데 이어 영국의 AI 신약 개발 기업 랩지니어스와 항암 후보물질 발굴을 위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머신러닝과 고속 대량 실험 기술을 결합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소요되는 기간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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