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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의 시대' 해외도 주식거래 시스템 마비 '속출'

  • 2020.04.08(수) 14:26

코로나19 여파로 주식·파생상품 거래량 폭증
해외에서도 접속 장애·서버 다운 등으로 곤혹

"오늘 또 장애인가요?" 
"주문지연 너무 심하네요." 
"매수 매도 아무것도 안 되는데 손실 보상되나요? 
"여러 증권사 앱 이용하는데 다 심하게 렉(네트워크 지연 현상)이 발생하네요."

한 증권사 고객들이 이용하는 오픈 채팅방에서 최근 자주 볼 수 있는 대화입니다. 최근 국내 증시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면서 주식 거래량이 폭발하자 증권사 온라인 매매시스템인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잇따라 접속 장애와 각종 오류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실제 국내 주식시장의 3월 일평균 거래량은 21억6675만주로, 지난 한해 일평균 거래량 12억9540만주에 비해 67%나 증가했습니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며 HTS와 MTS가 폭주한 겁니다.

주식뿐 아니라 레버리지·인버스 ETF 거래가 늘며 ETF 3월 일평균 거래량이 7억5030만주로 2월보다도 3배 이상을 기록했고요. 파생상품 거래량도 증가하며 코스피200 선물 3월 일평균 거래량은 1월 대비 175% 증가한 66만6000계약으로 집계됐습니다.

증권회사들은 뒤늦게 주말마다 서버 증설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연일 경신하는 거래량 덕분에 또다시 오류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민원 고객을 대상으로 발 빠르게 개별적으로 보상에 나서고 있지만요. 일부 증권사는 다소 지연될 뿐 매매에는 연관이 없다며 모르쇠로 응대하기도 합니다. 다만 연일 터지는 민원에 내부적으로 서버 증설 등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이쯤 되니 거래소의 문제가 아니냐는 원성도 나오는데요. 거래소 측은 전혀 문제가 없으며 개별 증권사 서버량에 따라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뿐이 아닙니다.  최근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해외에서도 거래량 폭증으로 온라인 기반의 거래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투자자 피해 사례가 드러나기 시작했는데요.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해외에서도 거래량 폭증으로 주식 주문이 대폭 늘면서 온라인 기반의 거래시스템 서버가 다운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수수료 면제를 내세운 거래시스템인 로빈후드의 경우 지난달 2일 뉴욕증시가 5%대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반등하기 시작했으나 로빈후드 앱이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당일 밤이 되어서야 복구되었다고 발표했지만, 다음날 오전 다시 기술적 문제로 앱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로빈후드는 앱 이용자들에게 15달러의 프리미엄 회원권 지급의 보상책을 마련했으나, 이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입니다. 1000만명에 달하는 이용 고객들은 중요한 순간 투자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해 집단소송의 움직임도 보이는 상황입니다.

최근 호주증권투자위원회(ASIC)는 지난달 대량거래자에게 일일 거래량 제한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거래량의 지속적인 확대가 이어지면 거래소와 거래를 담당하는 금융기관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한 겁니다.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전 세계적으로 투자가 몰리면서 각국의 거래 시스템과 서버가 투자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유례없는 상황이 연일 발생하면서 이번을 계기로 거래 시스템 안정화를 위한 IT 부문의 중요성이 한층 더 부각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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