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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젖까지 차오른 '빚투'…증권사, 빗장 걸어 잠근다

  • 2021.09.01(수) 13:00

신용거래융자 잔액만 25조
증권사들 대출 줄줄이 중단

은행권에서 시작된 대출중단의 불씨가 금융투자업계로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일명 '빚투(빚을 내 주식에 투자)' 급증에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하는 증권사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에선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를 늘려달라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금융당국은 논의할 상황이 아니라며 확실하게 선을 긋는 분위기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빚투 '고공행진'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인 신용거래융자잔액은 지난달 27일 기준 24조6763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서만 27.5% 급증한 것이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신용융자잔액이 13조4366억원을 기록하면서 코스닥 잔액(11조2396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꾸준히 늘어오던 신용융자잔액은 최근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달 18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5조6112억원으로 국내 증권시장 개장 이래 처음으로 25조원을 넘어섰다. 

같은 날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대출한 금액인 예탁증권담보융자잔액(19조4304억원)까지 합하면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빌린 자금은 45조원을 가뿐히 넘어선다. 

한도 잡아라…증권사, 대출중단 러시

빚투가 끝을 모르고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은 신용공여 한도 잡기에 나섰다. 

대출 진화에 가장 먼저 나선 곳은 NH투자증권으로 지난달 12일부터 신규 증권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도 같은 달 23일 신규 증권담보대출을 일시적으로 멈췄다. 두 증권사 모두 중단 기한은 미정이다.

이들의 증권담보대출 중단은 신용공여 한도 관리 때문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신용공여를 할 수 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200%까지로 비교적 높지만 이 가운데 100%는 중소기업·기업금융 관련 신용공여로 한정돼 있어 사실상 일반투자자들 대상으로는 100%까지 신용공여가 가능하다. 

일찌감치 증권담보대출을 옥죄고 있는 증권사들도 많다. KB증권은 지난해 12월 신규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한 이후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재개하지 않고 있다. 대신증권도 올 4월부터 현재까지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DB금융투자의 경우 지난달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했다가 다시 재개했다. 

이들 외 나머지 증권사들도 신용공여 한도 관리에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현재 대부분 증권사의 신용공여잔액이 한도 목전까지 차오른 만큼 언제든지 신용융자 또는 증권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신용공여 한도 늘려야…당국은 '일축'

일부 증권사들은 신용공여 한도 제한을 완화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신규 주식투자자가 급증하는 등 자본시장 참가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현행 신용공여 한도는 너무 낮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가 다 차올라 언제든 대출이 중단돼도 어색하지 않다"면서도 "다만 신용공여 한도 상향 필요성 역시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현재 증권사의 대출 한도는 타 금융권 대비 지나치게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도 "최근 증권사의 사업영역, 규제 등이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앞서 금융당국이 기업금융 활성화를 위해 종금사 한정 신용 공여 한도를 기존 100%에서 200%까지 늘렸듯이 현재 증권업계의 전반적인 규제 체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신용공여 한도 적정성에 대해 논의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빚투'가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로선 신용공여 한도 확대를 논의할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신용공여 한도 확대 요구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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