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국내 투자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투자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은 미국 증시다.
투자자들은 보수가 저렴하고 개별종목 투자 대비 안정성이 뛰어난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미국 증시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8일 'KINDEX 미국S&P500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이 5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종가 기준 KINDEX 미국S&P500 ETF의 순자산은 50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상장한 이 ETF의 순자산은 출시 1년 만인 지난 8월 3000억원을 넘은 데 이어 3개월 만에 5000억원을 돌파했다.
한국투신운용은 "해외 투자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추종하는 미국 상장 ETF보다도 보수가 저렴하다는 강점이 부각되면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INDEX 미국S&P500 ETF는 미국 시장을 대표하는 대형 우량주 500개로 구성된 'S&P500 지수'를 추종한다. S&P500 지수는 미국 산업과 경제를 폭넓게 반영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나스닥종합지수와 함께 뉴욕증시 3대 지수로 꼽힌다.
주요 종목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6.40%), 애플(5.94%), 아마존닷컴(3.87%), 알파벳A(2.23%), 테슬라(2.15%) 등의 구성 비중이 높다. 이외에 버크셔해서웨이B(1.27%), JP Morgan(1.20%), 존슨앤존슨(1.04%), 홈디포(0.96%) 등 미국 전통 경제를 대표하는 금융과 소비재 기업, 부동산 기업에도 투자한다.
한국투신운용은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급증하는 해외 주식 직구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지난해 8월 KINDEX 미국S&P500 ETF를 출시했다. 총보수는 0.09%로, 출시 당시 업계 최저 보수로 화제를 모았다. 같은 해 11월에는 0.07%로 더 인하했다. 이는 미국 시장에 상장된 동일지수 추종 최대 규모 ETF인 'SPDR S&P500 ETF'의 총보수(0.0945%)보다도 낮다.
정성인 한국투신운용 ETF전략팀장은 "연금저축과 퇴직연금 계좌를 활용한 ETF 투자가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보수가 낮은 KINDEX 미국S&P500 ETF가 장기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 수단으로 떠올랐다"며 "해외상장 상품에 직접투자하던 국내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도 최근 국내 상장 해외 ETF를 활용하려는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코로나19 여파 회복 과정에서 선진국과 신흥국의 주가가 차별적 흐름을 보이면서 경제의 안정성과 성장성이 높은 미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미국 실물경기 회복과 금리 인상에 따라 S&P500 지수의 상대적 매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