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를 한달 앞두고 국내 증시가 남은 TV토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토론이 거듭될수록 후보들의 입을 통해 정책 공약이 구체화되고 강조되는 만큼 관련 테마주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학연이나 지연 같은 '인연'에 기댄 정치 테마주보다 정책을 바탕으로 한 관련 테마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1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등 4인이 모두 참여하는 TV토론이 지난 3일에 이어 이날 두번째로 열린다.
2차 토론 이후에도 세차례 더…공약 구체화에 정책 테마주 기대 UP
1차 토론 시청률이 무려 39%에 달했던 만큼 이번 토론 역시 관심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2차 TV토론에서는 자유토론만 1시간 가까이 진행되는데 '자유 주제'에 이은 '정책 주제' 토론에서 사회자가 경제성장·외교안보·기후위기·연금개혁 등으로 토론할 것을 요청하기로 해 각 후보간 정책 차별성이 잘 드러날 전망이다.
또한 1·2차 토론과 별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정 TV토론이 오는 21일과 25일, 내달 2일 등 세차례 더 개최된다. 상황에 따라서는 '번외' 토론이 더 진행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정책 공약이 더욱 구체화되면서 관련 테마주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커진다.
김영환 NH투자증권 투자전략 연구원은 "글로벌 매크로 환경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는 대선 정책 관련 테마가 국내 증시의 화두가 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대선 정책 수혜주를 위주로 한 투자전략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마구잡기 테마주 지양…물적분할·가상자산 관련주 주목
시장 전문가들은 대선 후보들과 마구잡이식으로 묶인 테마주보다 실현 가능성이 있는 정책 공약과 연관된 종목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앞선 두 차례의 대선에서도 단순 테마주는 선거 직후 하락한 반면 정책 관련주는 상승 곡선을 그렸다.
나민식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대선이 임박할수록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정책 변화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후보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객관적으로 조망하고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에 기반을 둔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여야 유력 후보들의 정책 공약은 다소 엇갈린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도 있다. 바로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시 모회사 주주에게 공모주 우선배정이나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실현될 경우 모회사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수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관련 제도가 개선되면 물적분할 이후 기업공개(IPO)가 예정된 기업의 모회사에 수혜가 따를 것"이라며 관련 종목으로 SK, SK스퀘어, SK이노베이션, 이마트, 만도, KT, 포스코(POSCO), 두산, 한화솔루션 등을 꼽았다.
가상자산을 제도권에 편입하겠다는 정책 공약 또한 수차례 강조된 만큼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분야다. 여야 두 후보는 가상자산을 투자의 대상으로 인정하는 동시에 과도한 과세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어도 디지털 자산과 NFT(대체불가토큰) 등은 제도권에 편입돼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의 '업비트'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와 해외가상자산 거래소 지분을 가지고 있는 네이버(NAVER), NFT를 발행하는 위메이드와 컴투스홀딩스를 관련 종목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