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 이후 단기자금시장과 채권시장이 불안정해지고 증권사들의 유동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PF(프로젝트파이낸싱)-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매입 프로그램이 24일 개시된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91일물 기업어음(CP)금리 최종호가수익률은 5.40%다. 이는 연중 최고치이며 금융위기 시기인 지난 2009년 1월13일(5.37%)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CP 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증권사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높은 금리를 주고서라도 단기 자금 시장에서 돈을 빌리고 있는 탓이다.
이같은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투자협회는 9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참여하는 1조8000억원 규모의 'PF-ABCP 매입프로그램'이 이날부터 본격 매입을 개시한다.
PF-ABCP 프로그램은 금투업권과 정책금융기관의 출자로 진행된다. 미래에셋·메리츠·삼성·신한투자·키움·하나·한국투자·NH투자·KB증권 등 9개 증권사가 중순위 투자자로 500억원씩 4500억원 규모로 출자한다. 산업은행과 증권금융은 선순위 투자자로 각 4500억원씩 자금을 모았다.
매입프로그램의 목적이 유동성 지원인 만큼 부실 이전을 방지하기 위해 매입을 신청한 증권사도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해 4500억원을 출자했다. 프로그램은 오는 2023년 5월30일까지 운영하며 상황에 따라 조기 종료 또는 연장할 계획이다.
매입대상증권은 A2등급의 PF-ABCP로 증권사별 매입 한도는 2000억원이다. 주관사에서 매주 단위로 차환 만기 물량에 대한 신청을 받아 매입하며, 매입금리는 시장금리 상황을 반영해 결정한다.
주관사는 첫 일정으로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차환 만기가 도래하는 5개 증권사의 총 2938억원 규모의 ABCP를 매입할 예정이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형 증권사의 유동성 우려는 충분히 해소될 것"이라며 "정부의 시장 안정화 조치와 증권금융 및 은행권의 유동성 공급 등이 결합해 단기자금시장 및 채권시장 경색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