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의결권 취합 플랫폼 액트(ACT)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최윤범 회장 측에 서서 소액주주 연대와 언론 관리를 지원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이번에는 분쟁 상대인 영풍을 공격할 명분을 쌓기 위해 다른 상장사 대상으로 주주행동을 벌인 정황이 확인됐다.
액트 측에선 각 사 주주들의 요청을 받아 이뤄진 주주행동일 뿐 고려아연 자문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는 입장이나 이해상충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증거를 확보한 영풍은 법적 소송을 포함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2월 작성된 액트 내부 안건에 따르면 액트는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분쟁 상대였던 영풍을 겨냥해 '5대 저PBR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는 최윤범 회장 측 계열사 KZ정밀(구 영풍정밀)이 영풍 주주총회에 낸 안건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었다.
문건에는 이마트, 롯데쇼핑, 오로라 등 저PBR 종목에 주주제안을 하고, 20대 대기업을 상대로 집중투표제 도입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발송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당시 KZ정밀은 영풍 주주총회에 △집중투표제 도입 △현물배당 △사외이사 선임(김경율 회계사) 안건을 제안한 상황이었다.
액트는 문건을 통해 "삼성전자, 네이버, 현대차에도 집중투표제 도입을 요구해 영풍에 주주제안을 요청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다는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언급했다.
영풍 측은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영풍은 입장문을 통해 "국내 대표 기업에 집중투표제를 요구한 것처럼 포장해 사실상 영풍을 겨냥한 명분을 만든 것"이라며 "무관한 대기업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영풍은 프로젝트 기획 시점을 문제 삼았다. 작년 9월 작성된 문건에 따르면 액트는 영풍의 저평가 현상만 거론할 경우 이해상충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며 영풍의 저평가를 자연스레 지적할 수 있도록 해당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적혀있다. 이보다 앞선 작년 3월 정기주주총회 시즌에서 액트가 공개적으로 고려아연을 지지한 후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업무를 위탁받은 사실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액트를 운영하는 컨두잇의 이상목 대표는 이러한 논란과 관련, 영풍을 포함한 각 종목의 소액주주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본지에 "저PBR 종목들의 주주들이 직접 주주가치 제고를 해달라고 요청했었고, 그 주주들의 요구를 받아서 한 것"이라며 "기획처럼 묶어놨을 뿐 독립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들이 원하지 않으면 그만두는게 저희가 꼭 지키려는 철칙"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액트는 소액주주 연대를 위한 플랫폼을 표방해온 것과 달리 최 회장 측과 경영자문 계약을 맺은 사실이 드러나며 이해상충 논란이 빚어졌다. 소액주주 연대 구성과 정기주총 진행, 언론관리 등을 해주는 대가로 4억원의 자문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영풍을 공격하는 논리와 KZ정밀을 방어하는 논리 등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영풍 주주총회에선 KZ정밀 편에서 머스트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 메트리카파트너스 등 주요 주주들과 접촉했다.
영풍 측은 이처럼 액트가 KZ정밀 측의 의결권 대리행사 기관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했음에도 공시를 하지 않은 사실을 문제삼아 법적 조치 등을 고려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