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이 악화된 2분기 실적을 내놨다.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M&A) 작업이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이어지면서 투자와 영업 등 전반적인 경영 활동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알뜰폰 사업은 견조한 수익성을 보였다.
CJ헬로비전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2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감소했다고 3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3% 축소된 2803억원, 당기순이익도 27.9% 줄어든 15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컨센서스(예상치 평균)였던 매출액 2918억원, 영업이익 275억원을 밑도는 성적표다.
이번 실적 악화는 작년 11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기로 한 이후, 이 회사 영업과 마케팅, 투자 활동이 위축되면서 가입자가 줄어들고 수익성도 악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케이블TV, 인터넷, 인터넷 집전화, 헬로모바일 가입자는 6월말 기준 각각 409만명, 83만명, 63만명, 82만명인데,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8000여명, 5만여명, 7만8000여명, 5만6000여명 감소한 것이다.
케이블 방송의 가입자당 평균 매출액(ARPU)도 전년보다 3.9% 감소한 7937원을 기록하는 등 작년 3분기 8458원 이후 하락세다.
시설투자(CAPEX)와 디지털 전환율도 정체 상태다. 올해 2분기 시설투자비는 361억원으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적었던 지난해 2분기보다 8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디지털방송 가입자는 258만명으로 지난 1분기와 동일한 63%의 디지털 전환율을 기록했다.
다만 긍정적인 지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헬로모바일의 경우 수익성이 높은 LTE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알뜰폰(MVNO) ARPU는 전년보다 14% 늘어난 2만2234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 LTE 가입자 비중은 6월말 기준 43%인데, 2년 전의 두 배다.
단말기 매출은 이번 분기에 691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4.4% 증가했으나, 전년보다는 3.5% 감소한 것이다. 고가 단말기가 많이 팔린 작년과 달리 올해는 중저가 기기가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근 1년간 외형 성장을 보면 작년 2분기 매출액 3023억원을 기록하고 지속 하락한 뒤 지난 1분기 2786억원을 바닥으로 되살아나는 모양새다. 부채비율도 작년 말 110.3%에서 92.1%로 개선됐다.
올 하반기 CJ헬로비전은 인프라 투자와 연구개발(R&D), 스마트홈·사물인터넷 등 신규 서비스를 추진할 방침이다.
남병수 CJ헬로비전 경영지원담당은 "인수합병 과정이 장기화되면서 투자 정체, 영업 위축, 가입자 감소, 사업다변화 기회 손실 등 경영 활동에 차질을 빚었다"며 "내부 조직 안정화에 주력하고, 케이블TV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