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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16곳 실적 살펴보니…게임만이 살길

  • 2024.08.14(수) 06:00

하반기 신작 '봇물'…실적개선 예고

게임사들의 2분기 실적은 싱겁지만 결국 게임이 말해줬다. 신작을 적기에 잘 만들어 흥행에 성공한 곳, 기존 게임 지식재산권(IP)으로 새로운 시장을 발굴해 성과를 낸 곳은 영업이익이 개선됐으나, 그렇지 못한 곳들은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하반기에도 게임사들은 신작 출시와 기존작의 서비스 강화로 실적 개선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신작 있거나 IP 파워 견조하다면 '성공'

비즈워치가 16개 주요 게임사(넥슨·넷마블·크래프톤·NHN·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컴투스·위메이드·더블유게임즈·그라비티·네오위즈·펄어비스·웹젠·컴투스홀딩스·조이시티·위메이드플레이)의 올해 2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11개사(넥슨·넷마블·크래프톤·NHN·위메이드·더블유게임즈·네오위즈·펄어비스·웹젠·컴투스홀딩스·조이시티)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증가했다. 나머지 5곳(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컴투스·그라비티·위메이드플레이)은 매출이 줄었다.

수익성은 양 갈래로 나뉘었다. 8개사(넥슨·넷마블·크래프톤·NHN·컴투스더블유게임즈·네오위즈·위메이드플레이)는 영업이익이 늘었으나 나머지는 악화했거나 적자가 지속됐다. 수익성이 개선된 곳은 대체로 신작이 있거나 기존 지식재산권(IP)의 파워가 국내외에서 견조했다는 특징을 보였다.

실제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메이플스토리', 'FC' 등 탄탄하면서 다양한 게임 라인업을 갖추고 국내외 시장 곳곳을 공략한 넥슨은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0% 증가한 1조762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4% 증가한 3974억원에 달했다.

넷마블은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0% 증가한 7821억원, 영업이익은 111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매출은 분기 사상 최대치다. '나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레이븐2' 등 신작들이 흥행하면서다. 넷마블이 지난해 3분기까지 무려 7분기 연속 적자에서 탈출한 비결은 결국 신작 흥행이었다.

NHN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6% 증가한 285억원, 매출은 9% 상승한 5994억원을 기록했다. 본업인 게임 매출이 제자리 걸음하는 사이 결제·광고·커머스·기술·콘텐츠 부문 등 비게임 사업이 선전했다.

크래프톤은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83% 증가한 707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같은기간 153% 치솟은 3321억원에 달했다.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IP 기반 게임이 중동·인도 등 해외에서 크게 흥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에서 배그는 기존에 검증된 게임성뿐 아니라 현지화 노력을 더해 국민게임으로 불릴 수 있을 정도로 흥행을 기록하면서 현지에서 대표적 e스포츠로도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엔씨소프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한 3689억원, 영업이익은 75% 줄어든 88억원에 그쳤다. 오래 전 내놓은 리니지 IP 게임들의 하향 안정화가 지속되고 신작은 성과는 내지 못하면서다. 비용절감 노력으로 적자를 면한 것이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카카오게임즈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3% 감소한 2356억원, 영업이익은 89% 줄어든 28억원을 기록했다. 대표작 '오딘'이 견조한 트래픽을 유지했으나, 신작 '롬', 일본에 내놓은 '에버소울', 글로벌 출시한 '아키에이지 워'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컴투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1.5% 감소한 1730억원으로 나타났다. 대표작 '서머너즈 워'와 야구게임 라인업이 견조한 실적을 내놓고는 있으나 파괴력 있는 신작이 아직은 없는 탓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위메이드 전년동기대비 영업손실 241억원으로 전년동기(-403억원) 대비 적자폭을 줄였고, 같은 기간 매출은 7.6% 증가한 1714억원이었다. 어느덧 대표작이 된 '나이트 크로우'의 글로벌 매출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더블유게임즈는 영업이익이 67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4% 증가했고, 같은 기간 매출은 13% 늘어난 1631억원으로 집계됐다. 소셜 카지노 게임들이 꾸준한 인기를 보이면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그라비티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49% 감소한 1230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72% 줄어든 1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에 라그나로크 IP가 세계 각국에서 흥행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매출이 하향 안정화하고 마케팅 비용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네오위즈는 영업이익 4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4% 증가한 870억원으로 나타났다. 'P의 거짓'과 '브라운더스트2' 등 주요작이 견조한 실적을 내놓으면서다.

펄어비스는 영업손실 58억원을 기록했으나 적자폭은 전년동기(-141억원)와 비교해 줄였다. 매출은 81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3% 증가했다. 신작이 부재한 상황이지만 '검은사막', '이브' 등 기존 작품들이 견조했다.

웹젠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한 48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0.4% 감소한 1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뮤 모나크' 신작 효과가 점차 안정화하면서다.

컴투스홀딩스의 경우 영업손실 40억원으로 전년동기(-103억원) 대비 적자폭을 줄였다. 매출은 같은 기간 10% 증가한 379억원이었다. '소울 스트라이크'를 비롯해 'MLB 퍼펙트 이닝' 등 주요 게임들이 견조한 매출 성과를 올렸다.

조이시티는 매출이 369억원, 영업이익은 32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33% 감소했으나, 매출은 9% 증가했다.

위메이드플레이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 감소한 292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4억원으로 집계됐다.

강력한 IP 재활용·신작 성공이 '살길'

하반기에도 게임사들의 실적은 기존 게임의 성과 강화와 신작의 흥행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FC처럼 잘 구축된 IP를 장르와 플랫폼의 변화,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와 '더 파이널스' 같은 참신한 게임성과 흥행 가능성을 입증한 다양한 신작도 차세대 IP로 키우고 있다.

넷마블 역시 하반기에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 'RF 온라인 넥스트', '데미스 리본' 등 신작 4종을 선보여 실적 개선세를 이어간다는 계산이다.

NHN은 연내 소셜카지노 게임 '페블시티'를 북미를 포함한 타깃 국가에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2차 CBT를 마친 '다키스트 데이즈'는 모바일·PC 버전 동시 론칭을 검토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배그 IP의 인도 지역 대규모 흥행을 장기전으로 끌고가는 한편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를 이달 말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스컴'에 출품한 뒤 연내 론칭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아마존게임즈과 함께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TL'뿐 아니라 '호연', '블레이드&소울2' 중국, '리니지2M' 동남아 서비스를 통해 실적 개선을 도모한다. 그동안 엔씨의 성장동력이었던 '리니지'에 안주하지 않고 슈팅, 서브컬처 등 다양한 장르에도 도전할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는 하반기에 비핵심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다양한 장르 신작으로 실적 개선에 나설 구상이다. 컴투스홀딩스와 컴투스 등 이른바 '컴투스 형제'도 신작 출시와 사업 다각화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위메이드는 '레전드 오브 이미르'와 '미르M'·'미르4'의 중국 서비스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더블유게임즈는 기존 소셜 카지노 게임에 더해 캐주얼 신작들도 내놓고 있다.

네오위즈는 브라운더스트2, P의 거짓 IP의 확장을 통해 장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펄어비스는 하반기 검은사막의 중국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그라비티는 하반기에 국내·외 다양한 지역에서 다채로운 신작 론칭에 나선다.

위메이드플레이는 대만, 일본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애니팡 시리즈 최초의 역할수행게임(RPG) 도입 퍼즐 게임 '애니팡 매치라이크'를 오는 9월 출시할 예정이다. 웹젠은 올 하반기 '뮤 모나크2'의 흥행에 따라 성장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 실적은 신작 게임의 흥행, 기존 작품의 특정 시장의 성과에 따라 크게 개선되기도 한다"며 "하반기에는 게임성 극대화는 물론이고, 특정시장 맞춤형 이벤트 등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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