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맡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신규 사령탑으로 디케이테크인 이원주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이 내정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AI 특화 클라우드 '카카오클라우드'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성을 확보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또다시 대표 교체…수익성 개선 과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디케이테크인의 이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 내정자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 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디케이테크인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2023년 5월 이경진 클라우드부문장을 대표로 선임한 바 있다. 백상엽 전 대표가 실적 악화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클라우드 전문가이자 부사장이었던 이 대표가 대표를 맡았다.
이후 그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정원의 약 30%를 줄이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사업구조 또한 재편했다. 그러나 2022년(1405억원)에 이어 2023년에도 1273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운영을 위해 카카오로부터 2022년, 2024년 두 차레에 걸쳐 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차입하기도 했다. 이중 2022년 차입한 1000억원은 한 차례 상환기일을 연장헀고, 지난달 2000억원 모두 만기가 돌아왔으나 또다시 1년 뒤로 늦췄다.
B2B 서비스 이어받은 '디케이테크인' 출신 CEO
2008년 카카오에 합류한 이 내정자는 2015년부터 B2B IT서비스를 운영하는 카카오 자회사 디케이테크인의 대표를 맡았다. 지난 2023년 CFO(최고재무책임자)로 합류해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고 있는 박준석 전 디케이테크인 CSO(최고전략책임자)에 이어 이 내정자까지 디케이테크인 출신 인사가 줄지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임원이 됐다.
디케이테크인은 카카오의 IT(정보기술) 솔루션 기업이다. 앞서 디케이테크인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비즈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세운 '케이이피'(KEP)를 흡수합병하고, 케이이피로 넘어갔던 종합 그룹웨어 '카카오워크', B2B 플랫폼 '카카오 i', AICC(AI컨택센터) '카카오 i 커넥트'를 이어받아 서비스하고 있다. 중간에 케이이피를 끼웠지만 사실상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서비스를 넘겨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AI 연구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AI 인프라와 연구개발 인력도 흡수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디케이테크인은 카카오톡 기반 CS(고객관리) 솔루션 '챗봇나우'에 LLM을 접목한 '챗봇나우 AI' 버전을 출시하는 등 AI를 접목한 서비스도 활발히 출시 중이다.
이 내정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디케이테크인은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며 "양사의 기술력과 비즈니스 시너지를 극대화해, 카카오 그룹이 'AI 네이티브 컴퍼니'로 도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