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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쇼크에 SKT·네이버 소집…"정부, 생태계 조성 시급"

  • 2025.02.06(목) 14:48

국내 AI 산업 경쟁력 점검 회의…외부 공개 
"인프라 투자, R&D, 인재 양성 모두 시급"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6일 서울 중구 국가AI위원회에서 열린 '국내 AI 산업 경쟁력 진단 및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 충격에 정부가 국내 AI 산업 경쟁력을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SK텔레콤, 네이버 등 국내 주요 AI 선도 기업 관계자들은 AI 인프라 투자와 연구개발(R&D), 인재 양성 등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는데 정부도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6일 서울 중구 국가AI위원회에서 '국내 AI 산업 경쟁력 진단 및 점검 회의'를 열었다. 강 차관은 "여러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산업계의 노력을 한 번쯤은 제대로 진단해 새롭게 나아가는 게 우리 산업계의 열망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날 행사의 배경을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모든 발언이 외부 공개로 이뤄졌다.  

이날 간담회는 우리나라 AI R&D 기획을 담당하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정혜동 PM의 발제로 시작했다. 정 PM은 "딥시크는 AI 모델 훈련과 운용에 필요한 '비용 곡선의 법칙(뉴럴 스케일링 법칙)'의 한계를 연구개발로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를 줬다"며 "중국 알리바바가 딥시크 V3를 능가하는 '큐원(Qwen) 2.5-맥스'를 지난달 말 발표하는 등 AI 기술 선도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국의 AI 모델은 자국의 이익, 언어, 문화에 특화해 발전하는 상황으로 우리의 독자적 AI 모델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소버린 AI 개발을 위해 컴퓨팅 파워, 연구개발뿐 아니라 AI 생태계를 구성하는 인재 양성, 데이터 측면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딥시크에 대해서는 민관, 학계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신용식 SK텔레콤 부사장은 "딥시크 쇼크를 계기로 그간 해왔던 대로 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 커졌다"며 "AI를 어디에 어떻게 쓸지에 것부터 민관 협력 모델까지 좀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거대언어모델(LLM) 아키텍처는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기술 장벽도 높다. 관건은 누가 더 강력한 인프라로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해 AI 모델을 만드냐에 있다"며 "한국 기업들도 여전히 도전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LG가 지난해 엑사원 3.5를 오픈소스로 공개한 것도 우리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였다"며 "딥시크 R1 공개로 추론 역량 강화에 대해 좀더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한국적 AI에 대한 산업계의 고민도 묻어났다. 오승필 KT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한국 기업이 만들고, 우리의 교과서·백과사전·기사 등을 통해 한국을 배우고 가치관을 갖고 있어야 한국적 AI인가"라며 "회사 차원에서도 이런 것들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한국 시장만 아니라 글로벌에서 우리가 어떻게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네이버는 원천 기술을 많이 확보하고 소버린AI를 강조하는 접근을 취하고 있다.  물론 모든 회사가 네이버처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양성이 한국 AI 산업이 글로벌로 갈 수 있는 밑바탕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국내 AI 기업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게 정부의 AI 생태계 조성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딥시크가 던진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인공일반지능(AGI)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3년, 길어도 5년 안에 가능할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AGI를 국가 전략으로 삼을지에 대해 답을 해야 한다. 원자력처럼 해외 기술 가져다 쓸지, 기초부터 개발해서 주권을 가져갈지 결정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국가 전략 자산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작권 때문에 데이터를 마음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특정 업체들에 대해서는 저작권 걱정 없이 데이터를 쓸 수 있게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여기에다 올해 안에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개를 확보하고 5개 업체에 2000개씩 쓸 수 있게 해주면 딥시크 이상 되는 회사 10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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