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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공공재개발, '어떻게 믿고 맡기나' vs '퇴로 없다'

  • 2021.03.10(수) 09:33

흥행 성공가도 달리다 'LH 땅투기 사태'로 달라지는 인식
'공공 혐오'에 발길 돌리거나 울며 겨자먹기식 추진

"공공재개발이요? 이 시국에 누가 사업을 공공에 맡겨요!"(한 대형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땅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공공'이 시행하는 정비사업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달 2차 후보지 선정을 앞둔 공공재개발 사업을 향한 우려가 높다. LH나 SH공사 등 공공이 시행에 참여해 사업을 주도하는 방식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2차 공공재개발은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곳이나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던 지역을 대상으로 선정하기 때문에 별다른 '퇴로'가 없는 후보지들은 계획대로 공공재개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LH 땅투기 사태에 따른 지역 내 주민 의견차, 추진 동력 상실 등으로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다 된 밥에 LH 빠트리기?

공공재개발은 지난해 5·6대책에서 나온 정책으로 LH나 SH 등 공공이 시행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주고 임대주택 등을 기부채납하도록 한 정비사업 방식이다.

이 사업은 공공이 참여하는 만큼 신속한 인·허가 등을 통해 구역지정부터 착공까지의 소요기간을 10년 이상(1000가구 이상)에서 5년으로 두 배 앞당긴다는 점이 강점이다. 정비구역 해제지역이나 미지정 정비구역도 참여할 수 있게 하고 분양가상한제 제외 혜택도 줬다.

그 결과 공공재개발은 공공재건축(공공주도형 고밀 재건축)과는 정반대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지난 1월 공공재개발 첫 시범사업 후보지에 총 70곳이 신청했고 정부는 그중 역세권에 위치한 8곳을 후보지로 선정했다. 관련기사☞"매물 없어요"…공공재개발, 벌써 들썩이는 몸값

2차 공공재개발 모집도 흥행가도를 달렸다. 서울시에 따르면 2차 공공재개발 후보지엔 총 56곳이 신청했고 지난해 9월21일 공고된 선정기준에 따라 자치구에서 필수요건, 제외요건 등을 검토해 이들 중 일부 구역을 서울시에 1차 추천한 상태다. 이들 구역은 이달 말 열리는 '국토교통부·서울시 합동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후보지 선정위원회'를 거쳐 최종 선정 여부가 결정된다. 

이에 주민들의 공공재개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었는데 최근 LH 직원의 땅투기 사태가 불거지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관련기사☞ 광명·시흥 땅 투자 LH직원들 나무 심은 이유

LH 직원이 3기 신도시 후보지에 거액의 땅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공공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진 것.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LH에 우리 재산을 맡겨도 되겠느냐" 등 공공재개발에 대한 반감을 표현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공공재개발 추진 구역 내 주민들 사이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박종덕 전국공공재개발사업협의회장(신길1구역 공공재개발사업추진위원회장)은 "이번 LH 사태로 주민들에게 공공재개발 동의서를 징구하는데 애로점이 생길 수 있고, LH가 소위 쑥대밭이 돼버려서 사업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의 힘을 빌려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불신이 커지니까 주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 정책 신뢰 추락·동력 상실…보상 등 난관 예상

그럼에도 주민들의 공공재개발 추진 의지는 강한 편이다. 

특히 2차 공공재개발 모집 대상은 정비구역 해제, 정비구역 미지정 구역인 만큼 별다른 퇴로가 없어 예정대로 공공재개발을 밀고 나가는 모습이다. 

박종덕 회장은 "공공재개발 시범사업지(1차)들은 정비구역이거나 조합까지 설립된 지역이 대다수지만 2차 공공재개발 후보지들은 정비구역 지정조차 안 된 상태라 퇴로가 없다"며 "민간재개발을 하기엔 여러가지로 힘든 여건이고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예정대로 공공재개발을 진행하길 원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LH가 조속히 사태를 수습하고 환골탈태하는 한편 공공재개발 사업은 일정대로 진행하길 원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재개발 사업은 대부분 보상, 합의라는 난관에 부딪힌다. 세입자 지원 대책 등을 마련해놓긴 했지만 통상 충분치 않아 갈등의 원인이 된다. 여기에 LH 사태 이후 사업에 대한 불신까지 커지면 주민동의를 받는데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우려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공공재개발 사업 자체가 토지 수용, 보상 등의 문제가 있어서 난관이 예상되는데 LH 투기 사건으로 인해 정부의 정책 신뢰성까지 상실해 추진 동력을 잃은 모습"이라며 "속도 조절을 통해 정책의 신뢰도를 회복하고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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