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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없어요"…공공재개발, 벌써 들썩이는 몸값

  • 2020.12.15(화) 16:07

공공재개발 신청지역 일대 빌라 개인·법인 투자 활발
변창흠 국토부장관 내정자 적극 추진 전망

이달 말 공공재개발 후보지 선정을 앞두고 신청 지역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개인뿐만 아니라 '큰 손'으로 불리는 법인투자자까지 나서 빌라를 사들여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여기에 '공공'이 주도하는 주택 공급의 필요성을 역설해오던 변창흠 전 LH사장이 국토부장관으로 내정되면서 공공재개발 추진 기대감이 점점 더 높아지는 모습이다. 다만 아직 관련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점 등의 걸림돌이 남아 있어 순항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 공공재개발 소식에…"매물 없어요"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10월 '빌라'로 분류할 수 있는 연립·다세대주택 거래량은 총 8681건으로 전년 동기(7840건) 대비 10.7% 증가했다. 11월 거래량만 보면 3435건으로 전년 동기(4888건)보다 적었지만 아직 11월 거래 신고 기한(30일)이 남아 있는 만큼 거래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빌라 거래가 늘어난 데는 전세난, 패닉바잉(공황구매)을 비롯해 공공재개발 이슈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9~11월은 공공재개발 추진이 본격화한 기간이다. 공공재개발은 5·6대책에서 처음 제시되고 8·2대책에서 구체화했다. 이후 공공재개발 사전컨설팅을 거쳐 9월21일부터 11월4일까지 시범사업 공모를 받은 결과 총 70여 곳이 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자 투자자들이 공공재개발 사업을 신청한 지역 일대의 빌라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정부가 신청 지역들 중에 20여 곳 정도만 후보지로 선정한다고 밝힌 만큼(경쟁률 약 3.5대 1) 낙후 지역이나 주민동의율이 높은 지역 등 공공재개발 선정 가능성이 높은 곳 위주로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다.

구로구 가리봉동134는 낙후돼 정비의 필요성이 높은 곳이다. 구로동에서도 공공재개발 추진 움직임이 있는 데다 남구로에선 역세권 도시환경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라 가리봉동에서 공공재개발이 진행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조회 시스템에 따르면 가리봉동134의 경우 올 하반기 12건의 빌라가 거래돼 전년 동기(5건) 대비 두 배 이상 거래 건수가 늘었다. 

일대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공공재개발 발표 이후 매수하겠다는 분들이 워낙 많아서 정신이 없었다"며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투자자들이 와서 매물을 싹쓸어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공시지가 1억원 미만 매물은 실종 상태라고 전했다. 

노후 건물이 많은 양천구 신월7동(1‧2구역)은 빌라 경매가격도 크게 뛰었다. 신월7동의 한 지하층 빌라는 10월 초만 해도 7300만원에도 유찰됐으나 11월 초 1억3888만원에 낙찰됐다. 한 달만에 두 배 가량 뛴 셈이다. 

이밖에 주민동의율 1위(76%)인 성북구 성북1구역, 주민동의율 68%의 성북구 장위9구역 등도 매물이 귀하다. 장위9구역의 경우 공공재개발에 실패해도 7%의 동의만 더 받으면 재개발구역으로 재지정할 수 있다는 점에 투자 수요가 높다. 공공재개발 공모 신청 첫날 가장 먼저 접수를 한 용산구 한남1구역도 한남뉴타운 중 유일하게 사업이 무산된 지역인 만큼 유력한 후보지로 꼽힌다. 특히 더블역세권(이태원역, 노사평역) 등 입지적 장점이 있는 지역이라 일대 매물에 고가의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다. 

◇ 이대로 쭉 순항?

이처럼 공공재개발이 소유주나 투자자들 사이에서 '흥행'하는 이유는 빠른 사업속도와 인센티브 때문이다. 

공공재개발은 LH나 SH가 정비사업에 참여해 사업속도를 높이고 용적률 상향, 분양가 상한제 제외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신 일반분양 물량의 최대 50%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정부나 수요자 입장에선 주택 공급이 확대된다는 점이 장점이고, 소유주 입장에선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더군다나 변창흠 전 LH 사장이 국토부장관으로 내정되면서 공공재개발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변 내정자는 그동안 임대주택 공급, 공공 주도의 주택 공급 등의 필요성을 꾸준히 역설해온 만큼 공공재개발·공공재건축 추진에 적극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공재개발이 이대로 '순항'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공재개발 사업을 도입하는 내용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아직 소관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해서다. 이 법안엔 공공재개발시 용적률 상향, 인허가 간소화, 상한제 적용, 용적률의 20~50% 기부채납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

정부가 이달 말 공공재개발 시범사업지를 선정하겠다고 했으나, 이달 변창흠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관련 법안은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전망이라 법적 근거가 없이 사업이 진행되는 셈이다. 

재개발 문제의 '맹점'으로 꼽히는 지분쪼개기, 보상금 문제 등도 별다른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선정되는 공공재개발 사업지들은 시범격인 만큼 사업성이 높고 원활한 추진이 가능한 곳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올해 공공재개발 후보지를 선정해도 입주까지 빨라야 3~4년 걸릴텐데 그렇게 되면 정권이 바뀔 때라 정책이 활성화돼서 정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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