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에 땅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토지보상이 뭐고 대토보상은 뭐냐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또 그 땅에 묘목은 왜 심었는지 등에 대한 궁금증도 일고 있고요
사실 땅 투자는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참 어려운 투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전문가들도 부동산 투자 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다고 보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제한된 정보 속에서 미래가치를 분석하기 어렵다는데 있습니다. 환금성도 떨어지고요.
이 환금성을 보완해주는 것이 바로 토지보상 (예상)지역에 투자하는 것인데요. 해당 사업지구의 보상시점을 예측할 수 있고 이 땅을 사줄 대상도 LH 등으로 명확한 편입니다. 전문가라면 토지보상금이 얼마가 나올지도 대강 셈이 나올 테고요. 관련기사☞[토지보상 그늘]③황금알이냐 쪽박이냐
이러니 토지보상 업무를 했던 LH 직원들이 자신들의 장기(?)를 살려 해당 지역의 땅을 샀다는 점에 많은 이들이 분노하고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데요. '고양이에 생선 맡긴 격'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LH직원 13명이 투자한 광명·시흥 신도시 땅은 12개 필지인데요. 애초 민변과 참여연대는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10개 필지(2만3028㎡, 약 7000평)를 사들였다고 발표했는데요. 100억원을 투자했고 이 가운데 대출금은 약 58억원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국토교통부와 LH는 자체 조사 결과 10개 필지 중 2개 필지는 LH직원 소유가 아닌 것으로 확인했고요. 추가로 4개 필지의 소유사실이 확인돼 총 12개 필지가 LH직원 소유로 확인된 상태입니다.
이들이 해당 땅에 투자한 것을 두고 대토보상을 노린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데요. 대토보상은 토지보상 과정에서 현금 대신 택지개발지구 내 땅으로 보상받는 것을 말합니다.
받은 땅에 주택을 지을 수도 있고요. 대토 보상자들이 모여 리츠(부동산투자회사)에 출자하면 리츠사업자가 공동주택 등을 개발한 뒤 수익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토지주 입장에선 헌땅을 내주고 집을 지을수 있는 새땅을 받는 셈입니다. 정부 입장에서도 거액의 토지보상금(현금)이 풀리면 다시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3기 신도시 대토보상율을 50%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하기도 했고요. 관련기사☞3기 신도시, 토지보상이 관건…'대토보상'이 대안될까
그렇다면 궁금한 것이 이들 땅이 대토보상을 받을 수 있느냐 여부인데요. 대토보상은 토지면적이 ▲주거지역 60㎡ 이상 ▲상업·공업지역 150㎡ 이상 ▲녹지지역 200㎡ 이상 ▲기타지역 60㎡ 이상의 토지를 LH에 양도한 경우 대토보상을 신청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민변·참여연대가 발표한 필지는 모두 해당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경우 토지보상법에 따라 주택단지의 경우 990㎡ 이하를 제공하도록 돼 있습니다.
다만 대토보상을 신청했다고 모두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요. 여기엔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해당 토지에 직접 거주하고 있는 현지 주민이 1순위이고요. 1순위가 아닌 현지주민이 2순위, 직접 거주하지 않고 토지만 보유한 소유주가 3순위(해당 토지 반경 30㎞ 거주) 입니다.
이 때문에 토지만 보유한 소유주의 경우 선순위에서 대토 할당량이 모두 소진되면 대토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는데요. 3기 신도시의 경우 입지적으로 우수한 편이어서 대토보상의 인기가 높다고 보는 측에선 거주자가 아닌 이상 대토를 받기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대토보상의 인기가 높지 않다고 보면 이들 LH 직원들에게도 대토 기회가 돌아갈 수 있겠지요. 공공주택지구중 수서역세권, 성남 복정1의 경우 대토보상계약 비중이 각각 66%, 44%에 달하는데요. 입지면에서 이들 지역과 광명·시흥, 남양주 왕숙 등의 3기 신도시를 비교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업계의 한 토지보상 전문가는 "대토보상은 대부분 여럿이 모아 한 블록을 만든 후에 상업시설 등을 지어 렌트하거나 분양을 하는데 차떼고 포떼면(개발비용 등) 생각보다 남는게 많지 않다"며 "수서나 성남복정의 경우 워낙 입지가 좋은 반면 나머지 지역들은 베드타운 가능성이 큰 상황이어서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합니다.
게다가 해당 땅에 빚이 60% 가까이 껴 있는 경우 대토보상을 받는 사례는 많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대토보상이후 개발까지 수년이 걸릴 텐데 그 기간 이자 등을 감당하기 어렵고 오랫동안 자금이 묶여 있어야 하는 부담 때문입니다.
대토보상 여부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인듯 합니다. 대토보상을 받지 않는다면 현금보상을 받는 것인데요.
토지보상은 감정평가를 통해 이뤄지는데 많게는 공시지가의 150~200%로 추산하기도 하지만 최근들어선 용도지역에 따라 150%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용도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통상 임야의 경우 100~110%, 농지 120~130%, 대지가 150% 수준이라고 얘기하더군요.
광명·시흥의 경우 공시지가가 큰 폭으로 오른 일부 필지의 경우는 그만큼 토지보상액이 커질수 있겠죠.
LH 직원들이 해당 땅을 산 이후 일부 땅에 묘목을 심은 점에 대해서도 여러 얘기들이 나오는데요. 토지보상액을 높이기 위한 계획된 계산이라는 건데요.
이는 묘목을 심은 시점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매입 직후에 심었다면 '농지법' 위반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농지를 사게 되면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하는데요. 통상 투자 목적인 경우 농사를 지을 수 없겠죠. 그러니 이용목적에 '묘목식재' 등을 써서 제출하게 되고요. 실태조사가 이뤄질 테니 실제 묘목을 심는 겁니다. 이러면 나중에 보상도 받게 될 테고요.
토지보상 이전에 지장물조사를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나무가 몇그루인지 몇년생인지 등을 다 조사하는데요.
다만 나무의 경우 이전비 정도 보상이 되는데 고목나무 등 특별한 나무가 아니라 묘목 수준이면 이 금액도 크지 않다고 합니다. 오히려 묘목을 심는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가성비'가 높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것이죠.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수목에 대한 보상은 얼마되진 않는다"면서도 "나무를 심고 잘 관리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결국엔 감정평가를 잘 받아서 토지보상액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