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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 격랑]LH 개혁·장관 임명, 선거까지…집값안정은 언제?

  • 2021.03.18(목) 08:30

LH 개혁·국토부장관 재임명 등 안정화까지 시간걸릴듯
서울시장 보궐선거·대선도 변수…"집값상승세 지속"전망

'주택 공급 계획'이 안갯속에 빠졌다.

정부는 연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강조하고 있지만 관련 조직 등이 정상화되고 대책이 힘을 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정부 임기내 기대했던 '집값 안정'이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생긴다.

◇ 차질없이 추진? 안정화까지 시간 걸릴듯

국토부는 어제(17일) 설명자료를 내고 "정부는 주택시장이 조기에 확고한 안정세로 전환될 수 있도록 2·4대책과 기존에 발표한 공급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LH 직원 땅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주택 공급에도 차질이 생기는것 아니냐는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자 연일 공급대책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공언과는 달리 시장은 벌써부터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돌아선 민심'이 가장 큰 걸림돌로 보인다. LH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토지등 소유주들이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 등 공공이 시행하는 사업에 대한 반감도 커지고 있다. 투기 논란이 있는 3기 신도시에서도 주민과 토지주들의 반발로 토지보상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사업을 주도해야 할 LH의 대수술도 난관으로 꼽힌다. LH를 해체하거나 예전처럼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를 분리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는 만큼 대개혁이 예상된다. 특히 조직 슬림화가 진행되면 충분한 인력이 필요한 공공주도형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다. LH는 이달 예정했던 신입직원과 청년인턴 등 1000여명 채용 일정도 보류한 상태다.  

곳곳의 투기세력(?)들을 발본색원하고 동시에 조직을 정비하고 안정화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도 문제다. 국민 신뢰도를 높이려면 관련자를 처벌해야하는데 특검 등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개월이 걸린다. 

2·4대책을 이끌어가야 하는 국토부장관이 '시한부'라는 점도 걱정거리다. 변 장관은 2·4대책의 기초 입법작업까지 마무리하고 직을 내려놔야 하는 '시한부'인 만큼 변 장관표 첫 부동산대책인 2·4대책도 추진 동력을 잃게 될 것이란 우려가 많다. 

여기에 올해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내년 3·9 제20대 대통령선거 등도 굵직한 변수다. 선거 결과에 따라 정책이 힘을 잃거나 일부는 아예 백지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 '집값 안정' 목표는?

이런 이유들로 주택공급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집값 안정' 또한 요원해 보인다.

정부는 수요를 분산하고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수도권에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이 덕분에 최근 들어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상승폭이 둔화세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 변동률은 0.28%로 2주째 상승폭이 감소하고 서울의 상승률은 0.07%로 지난 2월1일 이후 6주째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3기 신도시 공급 지연 또는 변경 등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다시 매수세를 자극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LH 사태는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며 "이미 현장에선 LH 사태 발생 이후 토지보상 등 관련 업무의 진척이 어려워졌고, 2·4대책의 근간이 공공주도지만 그 선두가 무너져버린 상황이라 계획대로 진행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저히 수사해서 정리하고 가려면 시간이 너무 소요되고 그렇다고 밀어붙이기엔 신뢰감이 무너져서 안 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라며 "가뜩이나 올해부터 입주 물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거래량이 반토막 난 상황에 엎친데 덮친격이기 때문에 집값을 잡기는 어려워보인다"고 덧붙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19년 4만8883가구, 2020년 4만9097가구였으나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은 2만9115가구, 내년은 1만9225가구로 반토막 수준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집계를 보면 올해 1~3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9440건으로 전년 동월(1만9226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올해 3월의 경우 아직 한 달치 집계분은 아니지만 415건으로 전년 동월(4419건)에 비해서 거래량이 현저히 적다.  

두성규 박사는 "공급이 오랫동안 차단됐기 때문에 이제 와서 규제를 풀거나 다음 정부가 들어선다고 해도 수요에 부합할 정도의 급격한 물량이 나오긴 힘들다"며 "궁여지책으로 기존 매물이 나오게끔 해야 하는데 세금 부담이 너무 커서 또다시 매물 품귀,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공급계획에 차질이 생겨서 일부 수요가 재고 아파트 매매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집값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6월 보유세 부과 전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 움직임이 일부 나올 수 있지만 서울처럼 수요층이 탄탄한 지역은 증여 전환, 세입자에 부담 전가 등을 통해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수요층이 제한적이어서 상승세가 지속되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부동산 시장은 심리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공급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일시적으로 집값이 오를 순 있다"면서도 "다만 다주택자는 보유세 증가로 추가 매수가 힘들고 무주택자는 집값이 너무 올라서 진입이 어려운 등 주택을 살 수 있는 수요층 자체가 약해졌기 때문에 가격 상승세가 오래 이어지거나 폭등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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