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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 격랑]3기 신도시 토지보상도 못했는데, 사전청약은?

  • 2021.03.16(화) 14:00

인천계양·하남교산만 토지보상 진행중…재결·재감정 등 일정지연
토지주·주민 반발 더 커져…사전청약 강행해도 착공·입주지연 불가피

오는 7~8월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눈앞에 두고 불거진 LH(한국토지주택공사)발 땅투기 의혹에 예비청약자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 의혹이 불거진 '광명·시흥'뿐 아니라 앞서 지정한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주요 택지지구(100만㎡ 이상) 주변 토지 거래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조사를 진행키로 했다. 투기 혐의가 광범위하게 적발되거나 의혹들이 지속해서 제기될 경우 주요 택지지구 전반의 공급정책 또한 위태로울 수 있다.

특히 사전청약으로 공급할 곳 가운데 토지보상을 끝낸 곳은 한곳도 없다. 인천계양지구와 하남교산지구 만이 토지보상을 진행중인데 최근 불거진 LH 의혹으로 해당 토지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토지보상을 끝내지 않은 상황에서 사전청약을 강행하는 경우 착공 및 입주 지연 또한 불가피할 전망이다.

◇ 토지보상 시작도 못한 곳 수두룩

그나마 토지보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곳이 인천계양과 하남교산지구다. LH에 따르면 3월초 현재 각각 44%, 31% 진행됐다. 하남교산의 경우 토지보상이 끝났다고 끝난게 아니라 지장물 보상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곳은 창고 등이 많아 '역대급 지장물'이라고 평가받는 곳이다. 지장물 조사가 지연되거나 보상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관련기사☞[집잇슈]문화재에 주민반발까지…사전청약 이대로 괜찮을까

3기 신도시 중 광명시흥 다음으로 면적이 넓고 사전청약 공급도 가장 많은 남양주 왕숙 1,2지구도 올 하반기에나 보상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부천대장과 고양창릉도 하반기 보상공고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과 가깝고 준강남 입지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과천과천지구의 경우 감정평가 금액이 최고와 최저사이 110% 이상 차이가 나 재감정평가를 앞두고 있다.

3기 신도시에 속하진 않지만 앞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된 남양주진접2의 경우 협의보상이 안돼 결국 재결을 진행중이다. 관련기사☞[토지보상 그늘]①"평생 살았는데…갑자기 나가라뇨"

재결은 토지소유주와 사업시행자간에 토지보상금이 합의(협의보상)되지 않을 경우에 재판으로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국책사업의 경우 사업시행자(LH 등)가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이하 중토위)에 신청해서 진행한다. 

이 경우 감정평가를 다시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보상액을 산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사업시행자가 보상액을 법원에 공탁하면 소유자 의사(등기)에 관계없이 공탁한 날 해당 토지는 LH소유로 넘어간다.

협의보상으로 끝나지 않는 등 토지보상 과정에서 갈등이 커지면 자연스레 본청약이 미뤄지고 착공 및 입주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LH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3기 신도시와 공공주택지구 주민 및 토지주들이 '3기 신도시 백지화, 수용 및 보상절차 즉각 중단'을 요구하면서 반발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대책협의회는 지난 10일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수용방식의 개발계획 추진 전면 중단, 추가 신규택지 공급계획 발표 무기한 연기 등을 요구했다.

◇ 문제는 본청약·입주시기 가늠 어려워…"그럼에도 예정대로 가야"

가뜩이나 토지보상에 불만을 품고 있는 토지주 등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는 상황이다. 재결이나 재감정 등 추가절차로 이어지는 사례도 빈번해지고 있다. LH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 상황에서 LH가 협상력을 갖기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고 기존에 지구 지정한 3기 신도시 등을 뒤엎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논란의 핵심이 된 '광명시흥'의 경우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2014년를 이를 백지화하기로 했고 이듬해 지구지정에서 해제된 사례가 있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경기가 바닥으로 떨어졌고 LH 재원부족 등의 영향이 컸던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상황과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집값 안정과 청약 대기 수요 등을 고려하면 계획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사전청약이 한두달 늦어질 수는 있겠지만 지연되거나 멈춰버리면 시장은 더 혼란스러워질 것"이라며 "광명시흥이나 3기 신도시 추가 지정 등도 반드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 "도심 정비사업 등에서 나올 수 있는 물량은 제한적이어서 신규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면서 "주기적으로 공공택지 공급이 이뤄져야 하는데 2000년대초 2기 신도시 이후 벌써 20년이 지났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전청약을 진행하는 것과는 별개로 토지보상 등의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커지면서 착공이나 입주가 지연되는 등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태수 지존(부동산개발정보 플랫폼) 대표는 "최소한 토지보상을 끝내고 사전청약을 하는게 자연스러운 것이라 일부 미뤄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강행할수도 있다"면서도 "문제는 예비청약자 입장에서 사전청약 이후 본청약까지, 그리고 입주까지의 시기를 가늠할 수 있어야 자금 계획 등을 세우는 데 지금으로선 이런 일정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정치일정 등의 변수도 무시하기 어렵다. 광명시흥의 경우 현재까지 발표한 3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이지만 온전히 지구지정까지 갈 수 있을지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오는 4월 발표하기로 한 추가 3기 신도시 역시 마찬가지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 지구지정한 곳들은 진행이 되겠지만 광명시흥의 경우 내년 상반기 지구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고 추가 발표할 사업지 역시 내년 대선 등과 시기가 맞물려 있는 점 등이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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