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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주민 동의를?' 2·4대책, 후속 입법이 되레 발목잡나

  • 2021.05.12(수) 15:58

증산4구역, 선도지구 발표 두달 만에 3분의2 동의 확보
34곳 중 6곳 10% 넘겨…입법 지연보다 주민동의가 관건

서울 도심복합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조짐이다. 사업 추진을 위한 첫 관문인 주민동의가 당초 예상보다 원활히 이뤄지고 있어서다. 1차 선도사업 후보지였던 은평구 증산4구역은 주민 동의 3분의2 이상으로 지구지정 조건을 갖췄고, 6곳도 예비지정지구 요건인 10%를 확보했다.

정부는 이 같은 분위기에 이달 말부터 진행할 예정인 2단계 사업설명회 이후에는 주민 동의절차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사업 진행을 위한 법적 근거인 후속 입법안이 국회에 계류중으로 법안 심의가 지연되고 있어 예정지구 지정은 계획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 속도 내는 주민 동의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은평구 증산4구역은 본지구 지정요건인 주민동의 3분의2를 확보했다. 증산4구역은 저층주거지 주택공급활성화지구로 지정해 총 4139가구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지로 선정됐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국토부는 지난 달 선도사업 후보지가 포함된 6개 자치구(금천‧도봉‧영등포‧은평‧강북‧동대문)에서 사업개요를 담은 1단계 사업설명회를 마쳤는데, 이 중 11곳에서는 이미 동의서 징구에 착수했고 6곳(증산4구역 포함)은 예비지정지구 조건인 주민동의 10%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전체 선도사업 후보지 중 17%가 첫 관문을 넘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국토부는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담은 2차 사업설명회가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11개 지역에서 동의서 징구에 착수하는 등 해당 지역 주민과 지자체 호응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달 말부터는 사업지역에 따라 정확한 개발인센티브와 분담금 등 구체적 사업계획을 담은 2차 사업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6월에는 예정지구 지정요건을 갖춘 지역에 대해 동의확보 후 국토부와 서울시, 전문가 등이 참여해 사업계획과 예정지구 지정 타당성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김영한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도심복합개발사업은 새로 도입되는 것이라 1차 설명회는 개략적인 그림에 대한 내용이었음에도 주민들이 먼저 움직일 만큼 양질의 주거 환경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며 "2단계 사업설명회 이후에는 주민동의 절차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10% 주민동의 만으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주민동의 10% 확보는 크게 어려운 것이 아니고 본 사업 진행을 위한 3분의2 이상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현재 증산4구역 한 곳이 본지구 지정 요건을 갖췄는데 이런 지역이 더 늘어난다면 정부 주도의 개발사업 속도가 빠르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후속 입법 지연에 지구지정 늦어질까

정부 기대와는 달리 관련 입법이 지연되면서 되레 사업 추진에 발목을 잡고 있다. 2.4대책 후속 입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국회에 계류 중인 까닭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2.4대책 후속 주요 법안으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대표발의 진성준 의원) ▲공공주택 특별법(박성준 의원)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허영 의원)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조오섭 의원) 등이다.

이들 법안은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과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도시재생 활성화를 위한 혁신지구와 총괄사업관리자, 도시재생 인정사업 등의 제도를 새롭게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돼야 2.4대책 핵심인 공공주도 개발사업에 따른 개발 인센티브가 부여되고, 주민동의를 얻은 지역에 대한 지구지정을 할 수 있다.

2.4대책 후 개발대상지역 부동산(토지) 매입 시 현금청산 등 주택 우선공급권에 대한 위헌논란 등으로 국민의힘 등 야당 위원들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최대한 국회 협조를 통해 법안을 원안대로 통과, 연내 사업지구 지정과 주민들에게 개발이익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김영한 주택정책관은 "예정지구 지정은 당초 7월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현재 국회에서 관련법 심의 진행이 안 되고 있어 7월에는 어렵고 8월 정도로 연기가 불가피하다"며 "사업지구 지정은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고 여러 인센티브도 법적 제도화가 이뤄져야 보장되기 때문에 가급적 원안대로 통과될 수 있도록 주민들의 희망을 국회에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돼도 여전히 주민동의 3분의2 이상을 얻을 수 있느냐가 가장 큰 변수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예정지구 지정 후 빠른 행정절차로 연내 사업지구 지정까지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게 국토부 계획이지만 주민동의가 없다면 지구지정은 불가능한 까닭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여당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야당 의원들의 반대가 있어도 후속 법안 통과가 아주 늦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예정지구 지정 지연이 문제가 아니라 이후 본지구 지정을 위한 주민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동의가 늦어져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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