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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하는 서울, '미분양 무덤' 운정·검단 청약 흥행 왜?

  • 2022.04.14(목) 08:58

파주운정·인천검단,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 '흥행'
4억원대 분양가·교통 호재 덕…미분양 과거와 딴판

파주 운정신도시와 인천 검단신도시 청약시장이 '핫'하다. 분양시장에서 외면받았던 과거와는 딴판이다. 반면 서울은 청약 경쟁률이 작년의 4분의 1로 쪼그라든 데 이어 무순위 청약까지 미달 사태를 맞았다.

수도권 외곽지역이 서울의 인기를 넘어선 데는 '분양가'의 역할이 컸다. '국민 평형'조차 중도금 집단 대출이 불가능한 서울과 달리 이들 신도시는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웠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지하철역 접근성도 청약 불씨를 살리는데 한몫했다.

인천 검단신도시 전경/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파주·검단 '역대급 청약 경쟁률'

1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2일 경기 파주 다율동(운정3지구) '파주운정신도시 디에트르 에듀타운'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47.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49가구를 모집하는데 1만2094명이 접수했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시티프라디움(A49블록)'도 이와 비슷한 평균 경쟁률 48.82대 1로 마감했다. 162가구 모집에 7909명이 청약 통장을 던진 결과다.

이보다 하루 전인 11일 '제일풍경채(A46블록)'는 민간·공공 사전청약을 통틀어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129가구를 모집하는데 2만6268명이 몰리며 1순위 청약 경쟁률이 평균 203.63대 1에 이르렀다.

비슷한 시기 인천 검단신도시도 신기록을 세웠다. 12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힐스테이트 검단 웰카운티' 평균 경쟁률이 80대 1에 육박했다. 검단신도시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최고 경쟁률이다.

이 단지와 청약 일정이 겹쳤던 '검단역 금강펜테리움 더 시글로 2차'도 이날 14대 1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반면, 서울은 고군분투 중이다.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전체 공급량의 91%가 미계약 물량으로 나왔는데, 무순위 청약에서도 '완판'에 실패했다. 지난 12일 무순위 청약 결과, 22개 주택형 중 5개 주택형이 모집 정원을 못 채웠다.

앞서 강북구 미아동 '북서울자이 폴라리스'도 18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바 있다. 가장 최근 1순위 청약을 마친 인근 '한화 포레나 미아'의 경우 평균 경쟁률 7대 1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운정이나 검단은 과거 경쟁이 치열한 곳이 아니었지만 역세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저렴한 단지에서 분양이 성공적"이라며 "반면 분양가가 9억원이 넘는 물량이 많은 서울은 중도금 집단대출이 어려운 탓에 평균 경쟁률이 작년의 4분의 1 토막났다"고 설명했다.

4억원대 내집마련, 서울 출퇴근도 'OK'

과거 운정·검단 지역은 청약시장에선 소외받던 곳이다. 2018년 3기 신도시 입지로 고양창릉과 인천계양 등이 발표되면서 이들 지역보다 서울에서 먼 운정과 검단에선 분양이 미달되는 등 후폭풍이 몰아쳤다.

운정3지구의 경우 2019년만 해도 미달 물량이 다수 발생했다. 검단도 마찬가지다. 2019년 6월까지 미분양 물량이 3000가구에 달하면서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청약 광풍이 일었던 2020년부터 미분양은 해소됐지만, 여전히 수도권에선 비인기지역 중 하나였다. 

이같은 분위기가 반전된 건 올해 들어서다. 급격한 집값 상승의 여파로 분양가가 동반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운정, 검단신도시에 수요가 몰린 것.

최근 흥행한 이들 지역의 아파트는 국민 평형인 전용 84㎡ 분양가가 4억원대다. 파주운정신도시 디에트르 에듀타운의 경우 4억4187만~5억1910만원에 분양가가 형성됐고, 힐스테이트 검단 웰카운티는 4억700만~4억5200만원이었다.

반면 올해 서울에 분양한 아파트들은 전용 84㎡가 9억원을 넘었다. 최고가 기준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10억3100만원 △한화 포레나 미아 11억4924만원이었다. 중대형 물량이 없었던 칸타빌 수유 팰리스는 가장 큰 주택형인 전용 78㎡이 최고 11억4780만원이었다.

교통 호재도 이들 지역에 청약수요가 몰리는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2024년부터 서울 접근성이 개선된다. 운정에는 운정역을 기점으로 삼성역을 지나 동탄까지 잇는 GTX-A노선이 2024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마찬가지로 검단에는 인천1호선 신설역(102역·가칭)을 건설하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운정과 검단은 처음 도시 조성 때보다 교통이 편리해질 전망이고, 분양가도 합리적"이라며 "반면 서울은 차기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신축보다 재건축·재개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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