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주 연속 상승. 서울 아파트 전셋값 이야깁니다. 작년 5월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는데요. 하락세인 집값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고금리 부담과 집값이 아직은 덜 떨어졌다는 인식으로 집 살 때가 아니라는 분들이 많죠. 관망세가 이어지며 집값을 끌어내리고 있는데요. 매매가 줄어든 만큼 임대차 시장 수요는 늘어 전셋값은 계속 오르는 상황이죠.
최근 들어서는 송파 지역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고, 실거주 의무 3년 유예로 전세시장 수급도 조금 풀릴 수 있다는 기대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시장의 추세를 바꿀 만큼은 아닌 듯합니다.
매매시장 활성화의 열쇠로는 단연 '금리'가 꼽힙니다. 하지만 최근 물가상승률이 다시 3%대로 오르면서 금리 인하 기대에는 찬물이 부어진 상황이죠. 이 때문에 당분간 관망세는 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보합 가까워진 서울 강남권…집값 바닥 다지기?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첫째 주(3월4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5% 떨어졌습니다. 하락폭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요.
서울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0.02% 내렸는데요. 지난달 초(-0.05%)와 비교하면 하락폭은 줄어들었어요. 특히 송파를 중심으로 집값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에서 집값 하락이 멈추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죠. 바닥 다지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와요.
송파는 3주 전인 2월 중순께 보합 전환 후 2주 전부터 상승을 시작했는데요. 이번주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3% 올랐어요. 지난주(0.01%)와 비교해 상승폭도 커졌죠.
지난주까지 0.04% 하락을 지속했던 서초도 보합으로 돌아섰어요. 강남은 전주(-0.02%) 대비 낙폭이 줄어든 -0.01%를 기록해 보합을 목전에 뒀고요. 송파와 붙어 있는 강동 역시 -0.03%에서 -0.02%로 낙폭이 줄었죠.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선호단지 급매물 매수 문의는 있지만 매도 희망가격을 낮추기가 쉽지 않아 관망세가 지속하는 모습"이라며 "지역별·단지별로는 상승과 하락이 혼조해 있지만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는 상황이어서 하락세는 지속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어요.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는 3주 연속 전주 대비 0.06% 하락하고 있어요. 고양 덕양구(0.09%)와 용인 처인구(0.03%), 포천시(0.01%)에서 상승하는 모습도 보이지만요. 광주에서 -0.29%, 안양 동안구에서 -0.21% 등 큰 폭의 하락이 나타났고요. 광명(-0.17%)과 파주(-0.14%), 안성(-0.12%)에서도 하락폭이 커 전반적인 하락세가 지속하는 모습이에요.
인천 역시 서구 신도시 쪽에서는 집값이 꿈틀하는 모습도 있지만 미추홀구(-0.14%), 중구(-0.07%) 등에서 하락폭이 커 전반적으로 0.03% 집값이 내렸어요.
지방은 광역시 내 집값 하락폭이 커지고 있어요. 대구는 -0.15%로 5개 광역시 중 집값 하락폭이 가장 컸고요. 부산도 전주 대비 집값 하락폭(-0.08%→-0.11%)이 커졌어요.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잠실 쪽은 대단지 아파트가 많고 강남 3구 중에서도 가장 먼저 집값이 움직이는 지역이라 가격 변동률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총선 전 정책들도 시장 기대감에 반영된 부분이 있어 보인다"고 했어요.
실거주 유예 영향 '송파'만…전셋값 상승 지속
전셋값은 42주 연속 오르고 있다고 했는데요. 이번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0.03%로 전주(0.02%) 대비 상승폭이 커졌어요. 서울(0.05%→0.08%)과 수도권(0.06%→0.08%)에서 상승폭이 커지며 전체 상승을 이끌었죠.
전세에서 매수시장으로 이동하는 임차인들은 늘지 않고 있어요.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매 관망세가 전세수요로 전환되는 등 전세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역세권 및 정주여건이 양호한 단지에 대한 임차문의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고 신축이나 소형규모 위주로 거래가 발생하며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특히 한강 아래 11개구(0.05%) 대비 강북 14개구(0.10%)의 전셋값이 더 높게 오르는 모습인데요. 성동구(0.27%)는 행당동·금호동1가 위주로, 노원구(0.15%)는 하계·월계동 역세권 단지 위주로, 용산구(0.13%)는 원효로1가·후암·신계동 위주로, 강북구(0.12%)는 번·미아동 소형규모 위주로 상승했어요.
서남권인 구로구(0.12%)는 고척·신도림동 역세권 소형규모 위주로, 동작구(0.12%)는 본·흑석·노량진동 역세권 및 주요 구축 위주로, 금천구(0.09%)는 가산·독산동 신축 소형규모 위주로 올랐어요.
강남 3구 중에서는 서초구(0.06%)가 강남(0.04%), 송파(0.05%) 대비 상승폭이 컸고요. 올해 1만2000가구가 입주 예정인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이 위치한 강동구는 0.01% 오르는 데 그쳤어요.
올림픽파크포레온은 85개동, 1만2032가구 규모 단지로 올해 서울시 아파트 입주 전망치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요. 실거주 의무가 3년 유예되면서 입주와 전세매물로 인근 아파트 전셋값을 끌어내릴 수 있을지 주목되는데요. 전문가들은 일부 지역에 한정될 뿐 전반적인 전세가에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어요. ▷관련기사: [인사이드 스토리]'1.2만가구' 둔촌주공, 전세 받게 됐다는데…(3월6일)
윤수민 위원은 "워낙 입주 물량이 많다 보니 전세가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강동구, 송파구 일부 지역에 한정될 것"이라며 "서울 지역 전체 전세가를 내릴 변수는 아니다"라고 말했어요.
그는 "매매 상승 기대가 있으면 임차수요가 매매수요로 이동할 수 있지만 현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면서 "전세가 오르고는 있지만 전세가율은 높지 않은 상황이어서 갭투자 방식이 매매가를 끌어올리기도 어려운 수준"이라고 진단했어요.
반면 지방(-0.02%→-0.03%)에서는 전셋값 하락폭이 확대됐어요. 세종(-0.29%), 대구(-0.13%), 경북(-0.07%), 충남(-0.04%), 제주(-0.02%) 순으로 전셋값 하락폭이 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