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이 이달 28일부터 연예인들에게 '전용 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과 관련해 '특혜'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이런 계획을 공사 국정감사 다음날 발표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4일 국토교통부 등을 대상으로 종합 감사를 열었다. 이날 질의에 앞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시간에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연예인 전용 출입구'와 관련한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천공항 국감이 끝나자마자 공항공사가 기다렸다는 듯이 연예 기획사에 연예인들 전용 출입문을 이용하라는 내용을 발송했다"며 "인천공항 국감(22일)에서 과잉 경호, 황제 경호 등을 다룰 때 전혀 몰랐던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연예인 공항 출입국 시 안전 문제, 과잉경호 문제는 지난 7월 배우 변우석 씨가 출국하는 과정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팬을 비롯한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민간 경호원들이 공공시설인 공항 출입문을 임의로 통제하면서다.
이에 지난 22일 국토위의 인천공항 국감에서 연예인 출입국 등 다중 밀집 상황에 대한 공항 차원의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이학재 인천공항 사장은 국감 자리에선 연예인 전용 출입문 이용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다음 날(23일) 해당 내용이 담긴 보도참고 자료를 배포해 논란이 됐다.
인천공항은 기존에 승무원, 조종사들이 이용하는 출입문을 연예인(유명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사전에 경호원 배치 신고된 유명인에 한해 신청 가능하며, 시행 시점은 오는 28일부터다.
전 의원은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 특혜 논란, 연예인 간 서열화·계급화 논란 등이 나온다"며 "대책을 세우라고 했더니 특혜로 접근하는 사건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감이 끝나자마자 공문을 보낸 건 국회를 우습게 본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맹성규 국토위원장 역시 "국감에서 문제 제기할 때 언급했어야 하는 것 아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학재 사장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국감을 피해서 연예인에게 특혜를 주려고 한 건 전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지난해 국감에서 권영세(국민의힘) 의원이 공항 출입에서 연예인 등 다중 밀집 상황에선 혼잡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용 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적이 있었다"며 "변우석 사건 이전에도 계속 준비했는데 미리 시행을 못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연예인 전용 출입문' 이용 대상 기준이 모호한 점도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공문 수신자는 주로 대형 기획사로, 인기 트로트 가수인 임영웅 씨가 속한 '물고기 뮤직'엔 해당 공문을 발송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의원은 "변우석은 되고 임영웅은 안 되느냐는 비판도 나온다"며 "공문 발송까지의 내부 회의 자료, 경재 자료 등을 제출해달라"고 했다.
이 사장은 "저희가 임의로 특정 연예인의 출입 여부를 결정하는 건 아니고 연예인 기획사에서 경찰에서 경호를 요청한 경우만 검토한다"고 했다.
이날 국토위는 국감 일반증인으로 채택된 김태영 21그램 대표, 이재선 원탑종합건설 대표, 전해갑 아원고택 대표 등 불출석 3인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대통령실 관저 증축 계약 과정에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동행명령장 집행을 위해 국감을 중단하는 것과 관련해 여당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고성이 오갔다. 국감 개시 약 1시간 만인 오전 11시13분 정회를 선언, 오후 2시 개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