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빈집'이 쌓이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공식 통계 상 미분양 주택이 7만가구를 넘어섰다. 그중 2만가구 이상은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으로, 2013년12월 이후 11여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착공·분양·준공 등의 공급 지표는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다만 비아파트 공급은 전년 대비 감소하며 여전히 찬 바람이 분다. 거래량도 전년보다는 늘었지만 5년 평균에 비해선 적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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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브레이크 '고장'
국토교통부가 5일 발표한 '2024년 1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7만173가구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7.7%(5027가구) 증가한 수치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월 6만3755가구에서 매월 증가해 6월 7만4037가구까지 늘었다. 8월부터는 다시 6만가구 선으로 내려와 4개월간 유지하다가 12월에 다시 7만가구를 넘어선 것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많이 늘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1만6997가구로 전년 동월(10만31가구) 대비 69.4% 늘었다. 지방은 5만3176가구로 전년 동월(5만2458가구) 대비 13.7% 증가했다.
지역별로 경기도의 미분양 부택이 1만2954가구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구 8807가구, 경북 6987가구, 경남 5347가구, 부산 4720가구, 강원 4408가구 등으로 나타났다.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2만148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12월(2만1751가구) 이후 11여년 만의 최대치다.
수도권과 지방 모두 전년 동월 대비 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은 4251가구로 전년 동월(2167가구) 대비 96.2% 증가했다. 지방은 1만7229가구로 전년 동월(8690가구) 대비 98.3% 늘었다.
서울도 633가구의 빈집이 쌓였다. 서울은 12월 기준으로 2021년만 해도 준공 후 미분양이 52가구에 불과했으나 2022년 340가구, 2023년 461가구 등으로 점점 증가하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이 가장 많은 지역은 대구로 2674가구가 쌓여 있다. 이어 전남 2450가구, 경북 2237가구, 경기 2072가구 등이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미분양 가구가 늘어나는 데는 대출 규제 강화, 경기 침체, 탄행 정국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건설사와 시행사들이 물량 해소를 위해 고가의 경품을 내놓는 등 미분양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12월 주택매매거래는 4만5921가구로 전월 대비 6.5% 감소했다. 그러나 연간 누적으로 보면 거래량이 늘었다. 지난해 연간 매매거래량은 64만257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했다.
특히 서울 누적 거래량이 9만341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1% 늘었다. 지방은 33만658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다만 5년 누계 평균 거래량 대비 지난해 거래량은 전국 22.8%, 수도권 22.1%, 서울 16.0%, 지방 23.5% 각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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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파트' 비명
지난해 공급 지표는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12월 인허가 실적은 15만5123가구로 2001년 통계 집계 이래 월간 실적 중 2번째로 많았다. 전년 동월(9만7481가구) 대비해서는 447.3% 증가했다.
연간 인허가 실적은 42만8244가구로 전년(42만8744가구)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국토부 측은 "공급 여건이 위축된 상황에도 공공주택 실적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공주택이 2023년 7만7891가구에서 12만9047가구로 6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민간 주택은 35만853가구에서 29만9197가구로 14.7% 감소했다.
아파트 인허가 실적은 2023년 37만7612가구에서 2024년 39만923가구로 3.5%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아파트 인허가는 5만1132가구에서 3만7321가구로 27% 줄었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도 벌어졌다. 수도권 인허가 실적은 18만2266가구에서 21만2776가구로 16.7% 증가했지만, 지방은 19만5346가구에서 17만8147가구로 8.8% 감소했다.
지난해 전국 착공 실적은 30만5331가구로 전년 대비 26.1% 증가했다. 역시 아파트가 19만9612가구에서 27만1514가구로 36% 증가했다. 비아파트는 4만2576가구에서 3만3817가구로 20.6%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47.8%, 지방 23.6% 각각 늘었다. 마찬가지로 공공이 1만7504가구에서 5만5670가구로 218% 증가했다. 민간은 22만4684가구에서 24만9661가구로 11.1% 늘었다.
분양(승인 기준)은 23만1048가구로 전년 대비 20.1% 증가했다. 수도권은 11만4009가구에서 12만9346가구로 13.5%, 지방은 7만8416가구에서 10만1702가구로 29.7% 각각 늘었다.
준공은 지난해 44만9835가구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아파트가 37만347가구에서 40만7534가구로 10% 늘었다. 비아파트는 6만5708가구에서 4만2301가구로 35.6%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