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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세액공제 헛심…달랑 3%만 혜택

  • 2017.10.11(수) 15:36

월세 세액공제 신청자 4.5% 그쳐
신청해도 3분의 1은 혜택 못 받아

월세 세입자의 주거비 지원을 위해 도입한 월세 세액공제 제도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자가 너무 적은 데다 그나마도 상당수는 공제 받을 세액이 없는 과세미달자들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내년부터 월세 세액공제율을 10%(최대 75만원)에서 12%(90만원)로 올리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깜깜이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제 적용 대상을 확대하지 않은채 단순히 공제율만 올리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이 국세청과 통계청에서 제출 받은 `월세세액공제현황` 및 `월세거주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월세 가구의 4.5%만이 월세 세액공제를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기준, 전체 월세 가구(보증부 월세, 월세, 사글세)는 453만 가구(23%)인데 이들 중 20만5000여 가구만 신청한 것이다.


월세 세액공제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무주택자 ▲연봉 7000만원이하 ▲전용 85㎡ 규모 이하 등으로 까다롭다는 점을 감안해도 신청자가 턱없이 적은 것이다.


또한 월세 세액공제를 신청해도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3분의 1에 달했다. 소득이 많지 않아 세액공제로 감면 받을 수 있는 세액이 없는 과세 미달자들인데 신청자 20만5000여 가구 중에 6만5000명에 달했다. 


결국 월세 세액공제를 받은 사람은 전체 월세 가구의 3% 남짓한 14만여명에 그친다. 이들이 받은 세금 감면액은 30만3000원으로 최대치(75만원)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 월세세액 공제 문제점
- 직장이 없는 세입자는 혜택 못 받아
- 직장이 있어도 과세 미달자는 혜택 못 받아

 

월세 세액공제 신청자가 극소수에 불과한 결정적인 이유는 임금 근로자(직장인)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월세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저소득층으로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노인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정작 이들은 지원 대상에서 빠져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30세 미만의 경우 전체 127만1604가구 중 79%인 101만7240가구가 월세 가구다. 전체 평균 월세가구 비중보다 56%포인트나 높다.

 

박주현 의원은 "정부가 서민의 주거 안정 지원을 명분으로 월세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있지만 그 혜택이 정작 필요한 계층에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며 "현재 중위소득의 43% 이하인 국민에게 지원되는 주거급여(바우처) 수급가구가 72만9000가구 정도인데, 월세 세액공제를 늘리기보다 주거급여를 늘리는 게 서민 주거 안정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월세세액 공제 실태는

- 전체 가구 수 : 1911만1731가구 (2015년 기준)
- 전체 월세 가구 : 452만8453가구(전체 가구 수의 23%)
- 월세공제 신청자 : 20만4873명 (월세 가구의 4.5%)
- 월세공제 못 받은 사람(과세 미달자) : 6만4982명(신청자의 31.7%)
- 월세공제 받은 사람 : 13만9891명 (월세 가구의 3.1%) 총 423억1800만원
  *연봉 4000만원 이하 : 5만5571명(40%)
  *연봉 4000만~5000만원 : 4만3130명(31%)
  *연봉 5000만~8000만원 : 4만1190명(29%)
- 1인당 세금 감면액 : 30만3000원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자료)


■ 월세세액 공제는

월세 세입자에게는 월세로 지불한 금액의 10%(최대 연 75만원)를 연간 낼 소득세에서 직접 빼주는 세액공제 제도이다.


월세로 지불한 금액의 10%이니까 월 62만5000원의 월세를 내는 세입자의 경우 세액공제를 최대(75만원)로 받을 수 있다. 월세액이 이보다 낮더라도 무조건 한달치 월세의 1.2배를 세금에서 제할 수 있다. 매달 30만원의 월세를 내는 세입자는 1년치 월세 360만원의 10%인 36만원을 낸 세금에서 돌려받는 셈.


다만 월세세액공제는 집을 구입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세입자를 지원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요건이 까다롭다.


아파트나 빌라,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외에 주거용 오피스텔도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반드시 무주택자여야 한다. 연봉은 7000만원 이하, 주택 크기는 국민주택(전용면적 85㎡) 규모 이하 요건도 갖춰야 한다. 주민등록상의 주소와 임대차계약서 상의 주소지도 반드시 일치해야 한다.

집주인이 임대사업자로 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월세 세액공제 때문에 임대소득 노출을 꺼리는 집주인과의 갈등을 우려할 수도 있지만, 집주인 동의 없이도 월세임대차계약서와 월세납입증명(계좌이체 확인서)만 있으면 세액공제를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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