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의 버블티, 카자흐스탄 전통 빵, 러시아 코코아의 공통점은?
지역도 맛도 다른 각국 전통 음식들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프리마’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프리마는 쓴 커피에 부드러운 맛을 내는 첨가제다. 정확한 용어는 ‘커피크리머’지만, 1974년 동서식품이 ‘프리마’를 선보인 이후는 ‘프리마’로 통용되고 있다. 지난 40년간 프리마는 국내 커피 시장과 함께 성장해왔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커피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프리마 한 스푼은 빠질 수 없었다. 그런 프리마가 이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6000만 달러 규모의 프리마를 세계 각국으로 수출했다. '농식품 수출탑' 대통령 표창도 수상했다. 2012년 '오천만 불 수출의 탑' 수상에 이은 쾌거였다. 1982년 첫 수출(110만 달러) 이후 20년 만에 50배 이상 성장했다. 현재 27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동서식품 측은 "동남아시아에서부터 시작된 프리마의 수출은 러시아, 중앙아시아까지 진출하며 ‘프리마로드’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목표는 1억달러 수출이다.
출발점은 동남아시아였다. 동서식품은 1982년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등에 프리마를 처음 수출했다. 야자유를 많이 사용하는 동남아시아 특유의 식문화에 맞춰 한국의 프리마에 코코넛 오일을 가미했다.
대만은 버블티 시장을 공략했다. 대만에서는 버블티를 많이 마시는데, 버블티의 밀키한 맛과 향이 풍부하게 나올 수 있도록 프리마를 사용한다. 이미 네슬레, 중국 업체 등의 경쟁사들이 자리를 잡은 상태였지만, 동서식품은 3년에 걸쳐 버블티용 프리마를 개발했다. 결과는 대성공. 개발 이전인 2009년 2500톤에 머물던 수출물량은 지난해 3만4720톤으로 급증했다.

추운 나라 ‘러시아’에서도 프리마 사랑은 뜨겁다. 동서식품은 1995년 러시아 극동시장(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롭스크)에 프리마를 수출했다. 하이밀키(대용 분유) 등 현지인들의 취향에 맞춰 개발된 크리머도 벌크 제품으로 수출하며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추운 날씨 탓에 따뜻하고 열량이 높은 코코아를 즐겨 마시는 데, 이 때 코코아 가루와 함께 프리마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선 전통 음식인 빵에 프리마를 넣어서 먹기도 한다. 동서식품은 ‘하이밀키’라는 우유 대신 빵에 넣을 수 있는 프리마 제품도 개발했다. 또 차를 마실 때 가축의 젖 대신 프리마를 타서 먹는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프리마는 카자흐스탄 71%, 타지키스탄 77%, 우즈베키스탄 56%, 키르기스스탄 54% 등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동서식품 수출팀의 허강 팀장은 “프리마가 세계시장에서 사랑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현지에 맞춘 제품연구와 개발도 있지만 국내에서 40여 년 동안 쌓아온 한국식 유통문화가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