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오리온, 베일 싸인 계열사 '아이팩' 품을까?

  • 2014.11.12(수) 14:23

오리온 "아이팩 합병 검토"
합병 성사되면 담철곤 회장 배당논란 종지부

오리온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계열사 ‘아이팩’의 합병 카드를 꺼냈다. 과자 포장지를 오리온에 공급하는 아이팩은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개인 회사로, 그간 ‘거액 배당’ 논란을 일으켰다.

오리온은 지난 11일 아이팩과 합병 추진설에 대해 “합병을 검토 중”이라며 공시했다. 이날 한 언론사는 두 회사가 합병을 추진 중이라고 오리온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오리온은 최근 진행한 스낵 제조업체 자회사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과의 합병 효과를 ‘아이팩’에서도 기대하고 있다. 12일 오리온 관계자는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과 합병을 통해, 기존 외부에서 매입했던 스낵을 자체 생산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또 합병으로 재무비율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1981년에 설립된 아이팩은 제과, 음료 등의 포장지를 제작하고 있다. 주 거래처는 오리온이다. 오리온은 올 상반기 아이팩으로부터 82억원의 포장지를 매입했다. 오리온이라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한 알짜회사인 셈이다.

아이팩의 최대주주는 담철곤 회장(지분 53.33%)이다. 그의 부인 이화경 부회장은 아이팩 이사로 재직 중이다. 아이팩의 지배구조는 2011년 검찰의 조사 직후 투명해졌다. 전직 오리온 출신 임원들이 소유했던 아이팩은 검찰의 수사 직후 최대주주가 담 회장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2대주주인 프라임 링크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Prime Link International Investment Limited, 이하 프라임 링크)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프라임 링크는 홍콩에 본사를 둔 것 외에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프라임링크가 처음 아이팩의 주주로 등장한 것은 2008년이다. 당시 26.89%(12만1000주)에 머물던 지분은 지난해 46.67%(16만1000주)까지 늘었다. 아이팩은 다시 프라임링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상호출자 방식이다. 프라임링크는 2007년 이전까지 ‘뉴 스탭 아시아’(NEW STEP ASIA LIMITED)를 사명으로 사용했다. 이번 합병 과정에서 ‘프라임링크’ 지분 문제는 오리온이 풀어야할 과제이다.

아이팩은 중국에 '랑방 아이팩'이라는 계열사를 최근까지 뒀다. 랑방(廊坊)은 중국 허베이성의 개발구역으로, 오리온의 스낵 공장이 들어서 있는 곳이다. 랑방 아이팩은 작년 매출 262억원, 당기순이익 17억원을 올린 알짜회사다. 지난해 아이팩에 236억원을 배당했다. 아이팩은 지난해 랑방 아이팩을 매각했는데, 매각 대상과 금액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아이팩은 거액 배당으로 여론의 비난을 받아왔다. 아이팩은 지난해 총 150억8800만원을 배당했다. 배당률은 1640%에 이른다. 이 돈의 대부분은 최대주주인 담 회장에게 지급됐다. 아이팩은 지난 2012년에도 200억원을 배당했다. 아이팩의 영업이익은 2012년 43억원에서 지난해 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거액 배당이 지속되면서 비난 여론이 일었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담 회장은 아이팩으로 부터 배당을 받을 수 없게 되지만, '거액 배당'이나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