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43·사진)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사업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 2월 시내면세점 사업 진출을 선언한 뒤 이번에는 렌탈·케어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올해 초 올해초 신년사에서 과감한 변화를 주문한 이후 사업확대에 더욱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4일 렌탈·케어사업을 담당할 신규법인인 ㈜현대렌탈케어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새 법인은 현대홈쇼핑이 600억원을 출자해 지분 100%를 갖게 되며 이달 내로 설립된다. 현대렌탈케어 대표는 김화응 현대리바트 사장이 겸임한다. 외부에서도 전문인력을 영입할 예정이다.
그룹측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렌탈·케어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그룹의 주력사업 중 하나인 홈쇼핑과의 시너지가 크다고 판단해 렌탈·케어사업 진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통 '빅3' 중 하나인 현대백화점그룹이 렌탈사업 진출을 본격화함에 따라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등이 과점하고 있는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 렌탈시장은 지난 2013년 기준으로 총 12조원대로 추정되며 이중 정수기·비데·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렌탈시장 규모는 3조원대로 추산된다.
그룹측은 백화점과 홈쇼핑 등 그룹 유통채널과의 시너지를 통해 현대렌탈케어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판매품목은 정수기를 우선 시작하되 공기청정기·비데, 가구·주방용품, 매트리스·에어컨케어 등 비(非)정수기 분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 같은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앞으로 5년내 가입자수 100만명, 매출 25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홈쇼핑을 통해 가입자수 확대에 나서고, 백화점 내 렌탈숍(대리점) 입점과 현대H몰과 리바트몰을 통한 온라인판매 등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현대렌탈케어는 코웨이, 청호나이스 등 렌탈·케어업계 선두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그룹 관계자는 "최근 소비트렌드가 ‘소유’에서 ‘이용’으로 바뀌면서 렌탈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판매 네트워크가 핵심인 렌탈시장에서 온오프 유통망과 고객관리능력, 상품소싱 노하우 등의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들어 시내면세점 사업을 공식 선언하고 경기도 김포에 프리미엄아울렛을 여는 등 적극적인 외연확대에 나서고 있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100년 이상 장수한 글로벌기업들의 생존비결은 미래를 예측하고 끊임없이 사업포트폴리오의 변신을 시도한 것에 있다"며 임직원들에게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주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