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에는 조용하지만 꾸준히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앵커멘트>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현대백화점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비즈니스워치 이학선 기자와 자세한 얘기 좀 나눠보죠.
<앵커1>
이 기자! 현대백화점이 관심 갖는 기업들, 어떤 곳입니까?
<기자1>
소방차나 타워크레인을 만드는 중장비업체죠. 에버다임이라는 회사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근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가 선정됐습니다.
또 국내 3위의 물류업체인 동부익스프레스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현대백화점은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위해 말레이시아계 투자은행인 CIMB를 자문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2>
그렇군요. 인수를 원하는 이유가 있을텐데요. 이들 회사에 대한 인수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2>
에버다임의 경우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중 현대H&S라는 곳이 있습니다. B2B, 그러니까 기업간 거래를 주로 담당하는 회사인데요. 이 회사의 사업영역 중 해외에 진출한 국내기업에 건설기자재를 공급하는 게 있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에버다임을 인수해 현대H&S의 B2B 사업에 더욱 힘을 실어주겠다는 계산이죠.
<앵커3>
그럼, 동부익스프레스는요? 매각가격이 8000억원, 많게는 1조원도 나오던데요.
<기자3>
네.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 홈쇼핑, 식자재업체 등을 보유한 유통업체인데 정작 물류회사는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동안은 현대로지스틱스 등에 물류업무를 맡겨왔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지금은 경쟁관계인 롯데그룹의 손에 사실상 들어갔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으로선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었던 거죠.
현대백화점그룹측에 따르면 계열사들의 물류비용으로 한해 900억에서 1000억 정도 들어간다고 하니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 이 비용을 아끼고 새로운 성장동력도 찾을 수 있다고 본 거죠.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4>
업권이 겹치지 않는 CJ대한통운도 있는데, 굳이 물류회사를 손에 넣겠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현대백화점 기업문화 자체가 좀 그런 게 있잖아요? 열심히 돌다리는 두드려보는데 정작 건너지는 않는 보수적이랄까요? 아니면 신중함이랄까요.
<기자4>
그렇습니다. 지난해 김치냉장고 '딤채'를 만드는 위니아만도 인수를 추진했지만 위니아만도 노조의 요구에 부담을 느껴 결국 인수를 포기하기도 했죠. 아울렛사업도 경쟁사들이 몇년전 이미 대규모 프리미엄아울렛을 짓고 사업확대에 나선 것과 비교해 진출이 늦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2월에서야 경기도 김포에 프리미엄아울렛을 열었으니까요.
<앵커5>
이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은 홈플러스 인수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죠?
<기자5>
네. 그렇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롯데와 신세계와 달리 대형마트 사업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수후보군에 이름이 꾸준히 오르내리는데요. 일차적인 관건은 결국 가격일 겁니다. 홈플러스 인수가격이 7조~8조 이상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현대백화점그룹으로선 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 다음이 인수 후 통합작업에 대한 부담인데요. 홈플러스의 덩치가 너무 큰 데다 조직문화도 달라 선뜻 인수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죠.
<앵커6>
그렇더라도 올해만 놓고 보면 현대백화점그룹의 모습이 공격적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거든요. 렌탈사업에도 뛰어들었고요.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경쟁에도 나섰으니까요. 이건 결국 정지선 회장의 역할이 컸다, 뭐 이렇게 볼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6>
그렇습니다. 현대백화점의 변화는 올해 초 정지선 회장의 신년사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당시 정 회장은 "100년 이상 장수한 글로벌기업들의 생존비결은 미래를 예측하고 끊임없이 사업포트폴리오의 변신을 시도한 것에 있다"면서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가자"고 했습니다. '과감한 변신' 이게 포인트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내면세점 경쟁에서도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달 초 면세점 영업이익의 2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는데요. 내부 회의에선 5~15%로 하자는 안이 나왔는데 정 회장이 20%로 하자고 했다고 합니다.
무언가를 결정할 때 좌고우면하던 과거와는 많이 다른 모습입니다.
<앵커멘트>
그렇군요. 선봉에 선 정지선 회장이 얼마나 조직의 색깔을 바꿀 수 있을지 좀 봐야겠습니다. 색깔도 색깔이지만 중요한 것은 실적이겠네요. 이학선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