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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도전`이 이온음료 1위로

  • 2015.04.26(일) 08:00

포카리스웨트 누적매출 2조원 돌파
日오츠카제약과 합작해 제품 도입
비결은? 맛·성분·광고 29년째 그대로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이 일본으로부터 전격 도입한 포카리스웨트의 누적 매출(2014년말 기준 2조240억원)이 2조원을 넘어섰다.

 

포카리스웨트는 1987년 국내에 시판된 후 올해로 29년째를 맞았다. 지금까지 팔려 나간 포카리스웨트는 75억2500만병(250ml 기준)이다. 3000톤 규모의 서울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600번 넘게 채울 수 있는 양이다.

 

▲ 포카리스웨트의 5년 단위 매출 규모. 2012~2014년 수치는 3년 매출액.

 

◇日 오츠카제약에서 들여와

 

포카리스웨트는 일본 오츠카제약이 개발했다.

 

동아오츠카 측은 "멕시코로 출장을 간 일본 오츠카제약의 연구원이 현지 병원 의사가 링거액을 마시는 모습을 본 후 개발했다"며 포카리스웨트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링거액을 대신해 마실 수 있도록 체내 성분과 가까운 형태의 음료를 개발한 것이다.

 

당시 일본 오츠카제약의 회장과 친분이 있던 강신호 회장은 포카리스웨트를 지난 1987년 국내에 들여왔다. 강 회장은 포카리스웨트를 판매하기 위해 오츠카제약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오츠카제약은 현재 동아오츠카의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가 계열사인 동아오츠카의 지분 49.99%를 갖고 있으며 나머지 0.01%의 지분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강신호 회장, 강정석 사장 소유다.


◇초기 시장 반응은 '갸우뚱'

 

포카리스웨트가 시판된 것은 당시 콜라, 사이다, 환타 등 탄산음료가 음료업계의 대세로 자리잡았을 때였다. 여성을 주 고객층으로 삼은 포카리스웨트는 탄산음료에 비해 맛이 밋밋한데다 가격도 비쌌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음료를 처음 맛 본 사람들은 씁쓰름한 맛 때문에 거부하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이온음료라는 개념이 국내에 아직 자리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아오츠카는 시음 행사를 벌이며 소비자들에게 이온음료에 대해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파란색 패키지 역시 위험을 감수한 모험이었다. 식품업계에서 파란색은 식욕이 떨어지는 색으로 간주돼 기피하는 색이었다. 동아오츠카는 이온음료의 청량감을 강조하기 위해 '큰 맘 먹고' 파란색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오츠카 측은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들이 포카리스웨트를 좋아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동아오츠카의 예측대로 포카리스웨트는 제일제당 '게토레이', 코카콜라 '아쿠아리스', 롯데삼강 '스포테라' 등 경쟁자들을 제치고 29년째 이온음료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유행 안따르고 묵묵히 외길"

 

▲포카리스웨트의 첫 모델인 최윤희의 1987년 광고(좌), 2007년 모델 손예진(우)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포카리 걸'을 내세운 TV광고도 유효했다. 동아오츠카는 29년째 '포카리 걸' 광고를 유지하고 있다. 배경 음악 역시 그대로다. 동아오츠카 측은 "같은 광고를 내보는 건 이온음료의 오리지널리티를 지키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동아오츠카의 이러한 전략은 김혜수, 고현정, 심은하, 손예진, 한지민, 박신혜 등으로 이어지는 역대 '포카리 걸'을 낳았다.

 

광고 뿐만 아니라 포카리스웨트는 29년째 맛, 성분, 패키지도 변함없다. 맛과 유행에 따르기 보다는 영양과 안전에 초점을 맞춰 제품을 내놓겠다는 철학이 들어있다. 

 

동아오츠카는 포카리스웨트의 뒤를 이을 제품을 찾기 위해 자체개발 외에도 오츠카제약의 음료 제품을 연구하고 있다. 동아오츠카가 합작법인인 만큼 일본 오츠카제약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현재 동아오츠카의 부사장과 생산본부장은 일본 오츠카제약 출신이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오로나민C도 일본 오츠카제약에서 만든 오로나민C를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개량 작업을 거쳐 새롭게 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방영된 일본 포카리스웨트 TV광고. "자신은 분명 상상 이상이다. 잠재 능력을 끌어 내라"는 광고 문구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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