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 식자재유통사 CJ프레시웨이가 작년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넘겼다. 대기업 비중이 10%에 머무는 국내 식자재유통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반면 후발주자 대상베스트코는 지난해 385억원 손실을 내며,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CJ프레시웨이 2조 돌파
23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 계열사 CJ프레시웨이의 작년 매출(연결 기준)은 2조724억원으로 2014년보다 15%(277억원) 늘었다. 2010년 매출 1조원을 넘긴 뒤 5년 만에 매출 2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현대그린푸드도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넘겼다. 다만 현대그린푸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산업원자재회사 현대H&S 매출(5462억원)을 제외한 순수 식자재유통·급식 매출은 1조5000억원 수준이다. 동원그룹의 동원홈푸드는 지난해 매출(5873억원)이 25.8% 급성장했다.
▲ CJ프레시웨이 물류센터(사진 = 회사 홈페이지) |
업계 관계자는 “식자재유통 회사 최초로 2조원을 넘기는 곳이 생겼다”며 “외식 시장이 대형화되는 추세에 따라 식자재유통 회사도 기업형으로 바뀌는 신호탄”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식자재 유통 시장은 아직 대기업의 손길이 닿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다. 대기업 비중이 10%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국에 흩어진 수많은 중소형 업체들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대기업 비중이 작다는 것은 그만큼 개척할 시장이 많다는 의미여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 낮은 수익성은 숙제
잇따라 대기업이 식자재유통업에 진출하고 있지만, 만만하게 볼 시장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식자재유통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식품 품질이 진짜 좋던지, 대량구매로 납품 단가를 낮춰야 한다”며 “일정한 매출 규모를 갖추기 전까지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넘겼지만, 영업이익률은 1.5%에 불과하다. 대상그룹 계열사 대상베스트코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매출 5000억원을 넘긴 대상베스트코는 2010년 사업 진출 이후 6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당기순손실은 385억원으로 2014년보다 적자폭이 2배 넘게 늘었다. 현재 대상베스트코는 구조조정을 들어간 상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상베스트코의 경우 지역 중소 업체들을 인수해 회사를 키워왔는데, 전체적인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재고 손실이 많이 나고, 악성채권들이 대량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상 관계자는 “지난해 부실 사업을 털어내고, 올해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대기업 계열 주요 식자재유통사 2015년 실적
| 매출 | 영업이익 |
CJ프레시웨이 | 2조724억원 | 314억원 |
현대그린푸드 | 2조1128억원 | 879억원 |
동원홈푸드 | 5873억원 | 239억원 |
대상베스트코 | 5102억원 | -385억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