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그룹의 사업구조 개편 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대상과 대상F&F에 흩어져있던 식자재유통 사업부를 대상베스트코에 넘기려 했던 계획이 거래처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기존 거래처들이 "경쟁사인 대상베스트코에서 물건을 받을 수 없다"고 대상그룹을 압박했고, 대상그룹은 거래처를 지키려고 울며 겨자 먹기로 사업구조 개편안을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종가집 김치로 유명한 대상F&F는 2일 식자재유통 사업부를 관계사인 대상베스트코에 31억원에 매각하려던 계약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대상베스트코는 그룹내 식자재유통 전문회사로, 대상그룹은 계열사에 흩어져있던 식자재유통 사업을 대상베스트코에 모으겠다는 계획이었다.
계약 무산 배경은 거래처들의 반발 때문이다. 그룹 측은 "기존 대상F&F 거래처(중소 식자재유통업체)들이 경쟁사인 대상베스트코에서 식자재를 받을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며 "거래처를 지키기 위해 딜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상베스트코의 정상화 일정도 차질을 빚게 됐다. 대상베스트코는 2010년 설립된 뒤 22개 소규모 지역 식자재유통사를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지만, 영업손실이 2011년 34억원에서 지난해 385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9월까지 13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아울러 대상의 식자재유통 사업부 이관 계획도 축소됐다. 대상은 지난 9월 230억원 규모의 식자재유통 사업부를 대상베스트코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거래처의 반발에 부딪혀 97억원 규모의 식자재유통 사업부만 넘기기로 했다.
이 관계자는 "거래처 우선주의에 입각해 조율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상그룹은 거래처와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설익은 사업구조 개편을 강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대상과 대상F&F의 합병계획은 그대로 추진된다. 지난 1일 대상이 대상F&F를 흡수합병하면서 종가집 김치를 대상이 직접 운영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