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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에이블씨엔씨 "그래도 중국"…이유는?

  • 2017.09.13(수) 14:51

중국 직영점 확대에 300억 투입
"중국내 K-뷰티 인기 여전, 투자효율 동남아보다 높아"
대표 브랜드 '미샤' 앞세워 1성급 도시 공략

화장품 '미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에이블씨엔씨가 대규모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다. 특히 사드 보복으로 많은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는 중국 점포를 확장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6일 1500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증자를 통해 확보하는 1500억원과 회사 보유자금 800억원 등 2300억원 가량을 내년부터 2년동안 판매채널 확장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1000억원 가량을 오래된 국내 점포를 리뉴얼하거나 국내와 중국에 새로운 점포를 내는데 쓰기로 했다. 2018년과 2019년 국내에서 각각 419개, 195개 점포를 재정비한다. 또 국내에 196개 점포를 신설하고, 
중국에는 300억원을 투입해 직영 플래그십스토어를 30개를 새로 열기로 했다. 중국 플래그십스토어는 점포당 10억원을 투입한다. 

이외에 중국을 포함한 국내외 마케팅에 737억원, 부동산이나 기업 인수합병에 500억원, 연구개발에 43억원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연구개발을 위해선 매년 27명씩 2년간 54명의 연구인력을 증원한다는 목표다.


◇ "사드보복 여파 불구 중국내 K-뷰티 인기 여전"

업계에서는 '사드보복' 여파로 중국에서 발을 빼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에이블씨엔씨가 중국 투자를 늘리는데 주목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사드보복으로 수출은 어려워진 상태지만 중국 현지 진출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중국 투자결정은 사드보복에 따른 일시적 어려움과 별개로 장기적인 산업 관점에서 중국 화장품시장성을 보고 설정한 해외사업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중국시장의 가치를 높게 보고 관련 사업규모를 키워왔다. 에이블씨엔씨는 현재 33개국에 진출해있는데, 이중 중국과 일본 두곳에만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회사는 두 시장을 해외전략지역으로 설정해 고품질 현지화 전략으로 투자해왔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3836억원, 789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중 국내판매 3354억원를 제외하면 중국 현지판매 516억원, 해외수출 482억원, 일본판매 273억원의 순으로 중국사업 비중이 크다. 중국법인의 매출이 회사 전체 해외수출과 비교해서도 34억원 이상 많다.

사드보복 여파가 본격화한 지난 상반기에도 에이블씨엔씨의 중국내 매출은 236억1348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03% 소폭이지만 늘었다. LG생활건강도 같은 기간 국내 면세점 매출은 26% 줄었지만 중국 매출은 75% 늘어나 국내사업 부진을 상쇄했다.

에이블씨엔씨는 화장품업계 빅2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최근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에 대한 구매수량 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중국 현지 사업이 더 유리해졌다고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면세점 구매 수량을 브랜드별로 5~10개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사드문제로 중국의 시장성이 저평가되고 있지만 중국내 K-뷰티에 대한 수요는 여전해 현지 한국화장품은 유망하다"며 "중국 화장품시장은 지난 5년간 두자릿수 성장을 지속해 일본과 독일 등을 제치고 세계 2위 시장으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 "투자효율 중국이 낫다"..중국인에 친숙한 브랜드 '미샤'로 승부

에이블씨엔씨는 중국에서 '미샤' 브랜드에 힘을 준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신규 브랜드인 '어퓨'를 키우는 것과 대조된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7월 어퓨팀과 어퓨영업팀으로 운영되던 두팀을 합쳐 '어퓨 사업본부'로 승격·신설했다. 앞으로 2년간 국내에서 추가 출점하기로 한 점포도 어퓨가 50곳으로 미샤 보다 4곳 많다.

반면 중국에서는 추가 오픈할 플래그십스토어를 모두 미샤 직영점으로 정했다. 이는 투자대비 효과를 강조하는 회사의 '가성비' 마케팅 전략과도 연관이 깊다. 한해 매출이 4000억원대에 불과한 에이블씨엔씨가 해외에서 승부를 보기에는 잘 알려진 브랜드 미샤가 투자 효율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회사 관계자는 "업계에서 '포스트 중국'으로 중동과 인도, 동남아시장 등이 거론되지만 우리(회사) 같은 규모에서 이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투자 효율이 떨어진다"며 "기초가 잘 다져진 중국과 일본에서 잘 알려진 브랜드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에이블씨엔씨는 2년간 집행할 투자예산중 3분의 1 정도를 국내외 마케팅에 배치했다. 2018년과 2019년 각각 369억원씩이다. 화장품시장은 유행에 민감하고 라이프사이클이 짧아 패키징과 광고 등이 주요 경쟁력이 된다는 기본적인 특성을 고려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중국 1성급 도시 중심으로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해나갈 계획이다. 플래그십스토어는 판매채널이자 동시에 마케팅창구다.

에이블씨엔씨는 대주주가 바뀐 뒤 이처럼 마케팅에 적극 나서기로 하고 준비중이다. 에이블씨엔씨 대주주는 현재 사모펀드인 IMM의 자회사인 리프앤바인이다. 지난 4월 창업주인 서영필 전 회장 지분을 인수한 뒤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53.48%로 끌어올렸다. 최근까지 경영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마케팅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년여간 세일이나 증정행사를 제외한 마케팅활동을 지속적으로 줄여왔는데, 이번 증자로 자금이 확보되면 국내외 마케팅 활동을 대대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창업주 서영필 전 회장은 3.77%를 보유하고 있다. 서영필 전 회장은 6명의 집행임원중 한명으로 경영에 관여하고 있고 LG생활건강에서 근무한 이세훈 대표집행임원이 경영전반을 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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