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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제약사, 매출 늘고 비용 줄고 '굿'

  • 2017.11.03(금) 16:43

유한·녹십자·동아·종근당·일동, 매출-영업익 순항
유한, 매출 1조 돌파·녹십자 예약
전반적으로 간판제품들 선전

올들어 대형제약사들의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간판제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어나고 판매관리비와 프로세스 효율화에 따른 비용이 줄어 수익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유한양행은 3분기만에 누적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녹십자도 1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 유한양행, 3분기만에 매출 1조 돌파-녹십자, 분기 신기록 깨며 1조 목전

녹십자는 3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8.7% 증가한 3561억원을 기록했다. 올 2분기에 세운 분기 최고 기록을 3분기에 곧바로 갈아치웠다. 올해들어 3분기 연속 고성장세를 이어가며 3분기까지 누적 매출 9616억원으로 1조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은 21.3% 늘어난 420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9.8% 증가했다. 

사업들이 전반적으로 선전했다.  녹십자가 강한 백신 분야에서 국내·외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7% 늘고, 혈액제제 면역글로불린의 수출 호조로 해외매출이 10%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이와 함께 매출대비 판매관리비 비중이 19.8%로 전년동기대비 1.3%포인트 감소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됐다.

유한양행은 3분기만에 누적매출 1조원을 달성해, 업계 최초 사례를 만들었다. 다만 영업이익 개선은 아쉬운 부분이다.

유한양행의 3분기까지 누적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1.7% 증가한 1조85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2.1% 증가한 782억원이다. 3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7% 증가한 3787억원, 영업이익은 12.9% 감소한 220억원이다. 

유한양행의 핵심사업은 약품·생활건강·원료의약품(해외사업)으로 나뉜다. 3개 사업부 모두 누적 매출이 늘었다.
 
매출비중이 가장 큰 약품사업은 3분기까지 누적매출이 12.7% 늘어난 7810억원이다. 처방약 누적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1.6% 늘어난 6860억원, 비처방약이 13.1% 늘어난 889억원을 기록했다.  
 
생활건강사업 누적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0.5% 늘어난 910억원이다. 
 
원료의약품사업은 3분기까지 누적매출은 증가했지만, 3분기에는 역신장한 것이 한가지 흠이다. 원료의약품사업 3분기까지 누적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0.4% 증가한 2038억원을 기록했다. 
 
원료의약품 분기별 매출은 1분기가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에 대한 수출이 성사되며 좋았고, 3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30.9% 감소했다. 이와 관련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유한양행의 경우 길리어드사와 오랜기간 거래해왔다. 하노비 등 길리어드 간판제품에 들어가는 원료가 유한양행 제품"이라며 "유한양행의 원료의약품 사업 자체에 문제가 생겼다기 보다 길리어드 측의 원료의약품 수요와 관계가 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동아에스티·일동제약, '간판제품' 매출 호조

동아에스티는 3분기들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동아에스티 별도기준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5% 증가한 143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59억원으로 849% 증가했고, 당기순익은 122.3% 늘어난 111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실적개선에는 
간판제품 박카스 수출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동아에스티의 3분기 해외수출은 전년동기대비 3.3% 증가한 35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중 248억원이 박카스와 자체 개발 인성장호르몬 그로트로핀에서 나왔다. 캔박카스는 전년동기대비 9.2% 증가한 160억원을 기록했고 그로트로핀은 2.2% 증가한 88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체 개발한 제품들도 큰힘을 보탰다. 여기에는 지난해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2015년 10월 국산 신약 26호로 등재시킨 경구용 혈당강하제 슈가논의 3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58.8% 증가한 18억원을 기록하는 등 빠르게 안착중이다. 지난해에는 2015년 배출한 3개 신약에 대한 판촉비용이 많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5%, 89.3% 감소했었다. 

이밖에 기능성소화불량증치료 신약 모티리톤, 고지혈증치료 복제약 리피논이 3분기 각각 55억원과 48억원 팔리고, 지난 6월 일본 카켄제약으로부터도입·발매한 손·발톱무좀치료 상품 주블리아가 20억원 가량 판매되면서 매출에 큰 보탬이 됐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슈가논 등 자체 개발한 신약과 주블리아 등 다국적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신약 등 전반에서 판매가 두루 잘됐다"면서 "특히 자체 개발 신약의 경우 개발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제품 출시 뒤 수수료 등 추가 비용이 들지 않아 판매가 늘 경우 수익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은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간판제품 아로나민이 선방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크게 개선됐다.

일동제약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6%, 63.3% 증가한 1279억원, 107억원을 기록했다.
일동제약 사업부는 크게 헬스케어와 전문의약품 등 2개로 나뉘는데, 이중 헬스케어 매출이 지난해 3분기 426억원에서 7.5% 증가한 458원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전문의약품은 전년동기대비 0.1% 감소한 739억원을 기록했다.

아로나민골드가 가장 선전했다. 아로나민골드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3.% 증가한 104억원으로 집계됐다. 아로나민골드를 포함한 아로나민시리즈는 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39.6% 늘어난 22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전문의약품 사업은 주력 제품인 오리지널 항생제 후루마린과 소화성궤양용제 복제약 큐란 등의 매출이 확대됐지만 비만치료 상품 벨빅 등의 감소로 3분기 매출이 역신장했다. 

후루마린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9.8% 증가한 88억원, 큐란은 12.0% 증가한 64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지널 상품 벨빅은 3분기 28억원 판매돼 전년동기대비 18.6% 줄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매출 증가와 함께 사업프로세스 효율화가 기여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올해초 출범한 온라인의약품몰 일동샵이 조기에 자리를 잡으면서 유통과 재고관리를 효율화하고 제품 생산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등 질적 측면이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며 "올해는 프로세스 혁신과 생산성 향상 등 내실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4분기에도 매출 성장은 물론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근당·한미, 자체 개발 전문의약품이 효자

종근당은 최근 발매한 신제품들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면서 3분기 실적이 개선됐다.

종근당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3% 증가한 2196억5800만원, 영업이익은 6.7% 증가한 237억2600만원을 기록했다.

실적 개선에는 종근당이 자체 기술로 복용편의성을 높인 고혈압복합제 칸타벨과 발기부전치료제 센글라가 큰 보탬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말 출시된 칸타벨은 종근당이 특허권을 보유한 단일층 제형 기술로 알약 크기를 최소화했다. 
지난 7월 출시된 센글라 또한 동일한 성분을 가진 발기부전치료제중 가장 작게 출시됐다. 

올해 1월 유한양행에서 가져온 다국적제약사 MSD의 알레르기비염치료제 나조넥스의 국내 독점 판매권도 3분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3분기 기존 제품들의 전반적인 판매 확대와 함께 신제품들이 순항하고 있다"며 "매출이 전반적으로 확대되면서,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이 자연스럽게 뒤따라 개선됐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수익성 개선폭이 컸다. 지난해 사노피 등 기술수출계약이 축소변경되거나 해지됐음에도 로수젯 등 자체개발한 제품 판매가 잘돼 수익성이 좋았다.
 
한미약품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6% 증가한 227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02.2% 증가한 278억원이다. 누적 기준으로는 각각 매출 6839억원, 영업이익 807억원이다.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전문의약품이 선전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한미약품 매출은 자체개발한 제품 매출과 다른 제약사 제품을 판매하는 상품매출, 신약기술수출에 따른 기술료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70% 가량을 차지하는 제품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1.1% 늘면서 3분기 1247억원을 기록했다. 자체개발한 제품은 마진이 높아 매출이 늘어나면 이익에 기여도가 크다.

특히 고지혈증치료제 로수젯, 발기부전치료제 구구·팔팔,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 등 회사의 간판제품이 보탬이 됐다. 
로수젯 3분기 매출은 지난해 3분기 65억원에서 49.6% 증가한 104억원을 기록했다. 팔팔츄정은 15.1% 증가한 75억원, 구구는 71% 증가한 55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소메졸 또한 11.2% 증가하며 59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기술수출계약 규모가 축소조정된 사노피 수익을 제외한 지난해 3분기 실적과 올해 실적을 비교한 별도의 자료도 함께 공개했는데, 이 기준에 따르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4.7%, 6850% 성장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계약 변경에 따른 기술료 감소에도 영업이익이 큰폭으로 개선됐다"며 "4분기에는 아모잘탄 패밀리 마케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3분기 제약사들의 실적이 호전된데 대해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제약사들의 경우 영업 노하우와 네트워킹이 쌓이면서 다국적제약사로부터 전문의약품을 도입할 때도 수수료를 적게 낸다든지 수익 여건이 개선됐다"며 "대형사 중심으로 생산설비와 매출 등 덩치가 커지면서 수익성 개선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위사들 위주로 제품력이 많이 좋아졌다.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일반 제네릭이 아닌 개량신약이나 복합제 출시 등이 늘면서 수익성들이 개선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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