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 인천점.[사진 = 회사 홈페이지] |
롯데와 신세계가 인천터미널 백화점(현 신세계 인천점) 협상에서 한발씩 양보했다. 롯데는 이달 19일까지였던 신세계 인천점 본관 운영권을 내년말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신세계는 2031년까지 보장됐던 인천점 신관과 주차타워 임차권을 내년말 롯데에 조기 매각하기로 했다.
계속된 갈등으로 롯데와 신세계가 인천점에서 불편한 동거를 할 경우 모두 손해를 보는 상황을 맞아야 했지만, 양측은 실리를 택했다.
29일 롯데와 신세계는 "2018년 말까지 신세계가 인천터미널 백화점 전체를 운영하고 이후 롯데가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나란히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어 "신세계는 2031년까지 13년 남은 신관과 주차타워에 대한 조기 인도를 조건으로, 임대차계약 만료에 따른 본관 반환을 1년간 유예했다"고 덧붙였다.
이달 14일 대법원은 신세계가 인천광역시와 롯데인천개발을 상대로 제기한 '인천터미널 부지 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신세계) 상고를 기각했다. 이 판결에 따라 1999년부터 인천시로부터 인천터미널 부지를 빌려 백화점을 운영해온 신세계는 이달 19일부로 철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2013년 인천시로부터 인천터미널 백화점 부지를 인수한 롯데는 곧바로 신세계 간판을 내릴 수 있었지만 '법대로' 하지는 않았다. 신관과 주차타워 문제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2012년 1450억원을 투자해 인천점 신관과 주차타워를 지었다. 2031년까지 이 두곳을 빌릴 수 있는 계약도 인천시와 맺었다. 하지만 그 이듬해에 인천시가 인천터미널 백화점 부지를 롯데에 매각하면서, 신세계 입장에선 백화점 본관이 없는 신관과 주차타워는 계륵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
업계에선 당분간 롯데와 신세계가 인천터미널에서 불편한 동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세계 입장에선 매출 4위 알짜 점포를 경쟁사에 뺏긴 만큼 신관과 주차타워를 쉽게 롯데에 매각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신세계는 1년간 영업을 연장할 수 있는 조건으로 신관과 주차타워를 롯데에 넘기기로 했다.
앞으로 양사는 3자인 회계법인에 신관과 주차타워에 대한 가치 산정을 맡길 예정이다. 회계법인은 롯데가 1년간 인천터미널에서 영업하지 못하면서 생긴 손실과 2031년까지 신세계에 보장된 신관과 주차타워 임대권을 고려해 적정 가치를 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관계자는 "협상이 격해질 수도 있었지만 경쟁사끼리 싸워서 얻을 것이 없다는 점에 롯데와 신세계가 모두 동의했다"며 "양측이 한발씩 양보했다"고 설명했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롯데는 일년간 인천터미널에서 영업을 하지 못해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신세계는 2031년까지 보장된 임차권을 조기에 포기해 보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양사가 머리를 맞대 절충안을 찾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