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2월 인천공항 철수설' 현실화?

  • 2018.01.17(수) 17:05

임대료 협상 진통 거듭…여전히 의견차 커
철수 염두에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 준비중

인천공항공사와 롯데면세점 간 임대료 협상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면세점 철수를 선언한 롯데면세점으로선 속이 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 단체관광객 급감에다 제2여객터미널(T2) 개장이란 겹악재를 맞은 만큼 손해를 보면서까지 면세점을 유지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만약 롯데면세점이 철수할 경우 인천공항공사가 입을 피해도 만만치 않지만 양측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측의 계약 조건에 따라 다음 달 말쯤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철수를 공식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협상 '진통'

애초 인천공항공사는 제2여객터미널(T2) 개장 전에 제1여객터미널(T1) 입주 면세점들과 임대료 협상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사 측과 면세점 간 임대료 인하율을 두고 의견 대립이 심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협상 타결이 늦어지고 있다. 당장 T2 개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협상 진척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공사는 T2 개장에 따른 여행객 감소를 반영해 T1 입주 면세점 입주업체들에 일괄적으로 임대료 30% 인하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입주업체들은 이를 거부하고, 추가로 15~20%를 더 인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T2 개장으로 수요 분산은 물론 수익성 악화도 불가피한 만큼 더 큰 폭의 임대료 인하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T2에는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KLM 등 4개 대형 항공사가 이전한다. 구매력이 높은 여행객들이 대거 T2로 옮겨가면서 T2 면세점의 객단가도 T1보다 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T1에 입주한 면세점들로서는 대형 악재가 아닐 수 없는 만큼 공사가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해줘야 한다는 게 입주업체들의 생각이다.

공사는 현재 입주업체들과 개별적으로 임대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입주업체별로 제시한 임대료 인하율도 제각각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 부분 입주업체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셈이다. 그런데도 협상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입주업체들이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것도 협상 지연의 이유로 꼽힌다. 먼저 공사와 임대료 계약을 맺었다가 자칫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철수 현실화할까

면세점 입주업체들은 대표주자인 롯데면세점을 특히 주목하고 있다. 공사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데다 국내 1위 면세점 사업자이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과 공사 간 임대료 협상이 타결된다면 다른 입주업체들도 롯데면세점을 기준으로 삼아 쉽게 타결에 다다를 수 있다. 공사도, 롯데면세점도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다. 협상이 더욱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최악의 경우 T1 면세점 철수를 선언한 상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인천공항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이 중 절반 이상이 임대료로 빠져나갔다. 주요 매출처였던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어 하루하루 버티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다. 여기에다 시장점유율마저 급감했다. 지난해 1~11월 롯데면세점의 시장점유율은 41.8%에 그쳤다. 최근 5년 동안 최저치다.

업계에서는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롯데면세점이 오는 2월 말 공식적으로 T1 철수를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의 계약 조건에 따라 전체 계약 기간의 절반 이상을 채워야 철수할 수 있어서다. 2월 말은 롯데면세점과 공사가 맺은 5년 계약의 절반이 되는 시점이다. 다만 철수를 선언해도 곧바로 철수할 순 없다. 철수를 결정한 이후 4개월간 의무적으로 영업해야 한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롯데면세점이 T1에서 철수하는 시기는 6월이 지나서야 가능하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철수를 염두에 두고 전 매장을 완전히 철수할지 아니면 부분적으로 철수할지를 두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은 여행객들의 이동이 많은 구역에 위치할수록 임대료가 높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T1 곳곳에 매장이 있다. 따라서 임대료가 높은 구역의 매장만 철수하는 부분 철수도 고려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공사와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결과를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내부적으로 철수를 염두에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으며 일단 협상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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