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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공항면세점 언제쯤 빛볼까

  • 2018.01.29(월) 17:09

작년 4분기 공항점 매출 2% 증가 그쳐…영업이익 '뚝'
싱가포르·홍콩 등 주요 공항 진출…채널확대는 긍정적

호텔신라가 주력사업인 면세점에서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해외 진출 등 외형 확대로 매출은 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되려 줄고 있다. 사드 보복의 여파로 중국 관광객이 줄어든 데다 신규로 해외 공항 면세점을 오픈하면서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시장의 전망은 엇갈린다. 호텔신라가 싱가포르와 홍콩 등 아시아 주요 공항에 자리 잡은 만큼 협상력 강화와 함께 충분한 성장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주요 국제공항의 경우 임대료가 워낙 비싸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만만치 않다.  

▲ 최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에 문을 연 신라면세점. (사진=호텔신라)

◇ 분기 매출 1조 훌쩍…영업이익 되레 줄어

호텔신라의 지난해 4분기 매출(잠정)은 연결 기준 1조 23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4분기 매출이 1조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면세점(TR·Travel Retail) 매출은 9%, 호텔과 레저 부문은 17% 증가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되려 줄었다. 호텔신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5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56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200억원엔 크게 못 미치는 규모다.

▲ 그래픽= 유상연 기자/prtsy201@

특히 면세점 부문 영업이익은 99억원에 그치면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나 감소했다. 호텔과 레저 사업은 56억원의 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했다. 면세점 영업이익이 줄어든 탓에 전체 영업이익률도 1.7%에서 1.5%로 0.2%포인트 떨어졌다.

공항 면세점 부문이 더 부진했다. 시내면세점 매출은 13% 늘었는데 공항면세점은 2% 증가에 그쳤다. 면세점 부문 영업이익 감소 역시 공항면세점의 실적 부진에 따른 영향이 컸다.

공항면세점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는 호텔신라가 최근 해외로 발을 넓히면서 비용이 늘어난 탓이 크다. 호텔신라는 지난 2013년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을 오픈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홍콩 첵랍콕공항에서 면세점을 시작했다.

두 공항은 인천국제공항과 함께 아시아 3대 국제공항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호텔신라가 지난해 4분기 홍콩 첵랍콕공항 면세점을 오픈하면서 60억원가량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협상력 강화 vs 실적 기여는 미미

호텔신라 면세점 사업의 수익성 전망은 엇갈린다. 먼저 초기 비용이 들긴 했지만 아시아 3대 공항에 모두 자리를 잡으면서 새 성장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와 홍콩 공항에서는 향수와 화장품을 독점 판매하고 있어 개별 업체들과의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협상력이 높아질수록 원가를 비롯한 비용을 낮출 수 있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함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난해는 아시아 3대 국제공항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확보한 첫해"라며 "면세점 규모 확대와 지역적 다변화는 궁극적으로 브랜드 협상력 강화로 이어지면서 원가 구조를 효율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그래픽= 유상연 기자/prtsy201@

반면 해외 진출이 실적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싱가포르와 홍콩, 인천 등 주요 국제공항의 경우 임대료가 워낙 높아 이익을 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호텔신라의 싱가포르 창이공항점은 지난해 200억원가량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370억원보다는 손실이 줄었지만 흑자전환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을 비롯한 주요 국제공항 면세점은 기본적으로 손실을 보는 구조"라며 "호텔신라의 외형 확대로 협상력은 향상될지 몰라도 실적이 크게 나아질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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